간절하기 어려운 시간

기도할 수 없는 마음

수능이 끝나고 난 만화로 된 성경책을 봤다. 모든 건 하나님의 뜻이며 나의 길을 인도하신다. 중학생이 되고 나선 교회를 가지 않았지만 교회를 가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난 생각보다 진지하게 교회를 다녔다.


세상의 모든 사건을 기독교적인 시야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괴롭힘을 당하면 징벌이 있을 거라 믿었고 고난을 믿음으로 버티면 복이 오리라 믿었다.


나이 40에 가까워져도 언변은 여전하다. 익숙해져 버린 패배감과 무기력감. 사람과 오랜만에 대화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원래 난 안되는 걸까. 퇴사하며 자랑질하는 팀장에게 욕지거리라도 하고 싶은데 그 한마디 잘 못하는 내가 한심하다.


명절이 끝나고 큰 아이가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억지로 억지로 버텨나간다.


기도할 맘이 생기지 않는다. 기도를 한다고 변하는 게없다. 담배를 태운다. 속을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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