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손

체온

큰 아이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아이의 몸에 무언가 주렁주렁 추가가 된다. 손에 주사구멍 하나 내는 것도 힘든데 목이며 배며.. 그 작고 작은 아가였던 내 아이가 클수록 더 힘들어한다. 둘째를 보며 첫째 생각이 더 많이 난다.


새벽마다 일어나 중환자실 면회를 갈 때면 이전보다 더 상태가 안 좋아진 아이를 보며 마음이 내려앉는다. 간혹 잠에서 깨있는 동안 내가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웃곤 한다. 큰아이의 손을 잡으며 이 손을 잡고 있는 순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중환자실 입원비만 중간정산만 800만 원이 넘어가버렸다. 이번회사를 다니며 생활비를 제외하고 저축을 꾸준히 했었는데 한방에 녹아내렸다.


그 와중에 소비습관은 남아있어서 중고플랫폼을 방황한다. 남이 입던 청바지나 자켓이 싸게 올라오면 관심이 간다. 옷은 소모품이다. 안 사도 된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사고 싶다. 사는 순간 그리고 도착하는

순간소비 갈망도 사라지는 것 같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무슨 사진을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먹먹한 시간을 기억해 주면 좋은 걸까


요즘은 이민을 가고 싶단 생각이 든다.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곳엔 장애인이 평생을 살아갈 때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걸로 알고 있는데… 예전보다 이민도 쉽진 않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 나의 삶은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처럼 본인의 삶의 위로 대상일지도 모른다. 저런 애들도 사는 데 라든가, 난 저렇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던가..

남들의 생각에 집중하자니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진다.


그럴 때마다 난 내 아이와의 시간만 본다. 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체온을 느끼고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이 시간에만 집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