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님이 잘린 후 남겨진 조직의 분위기..

by 라바래빗

연말 조직개편으로 상무님이 잘렸다. 덩그러니 남겨진 조직 내에서도 긴장감이 감돈다. 마 전까지 내년도 업무 잘해보자며 으쌰하던 분위기는 온 데 간 데 없다.


지금 시즌만큼 불안하고 스트레스받는 시기가 또 있을까. 다들 책생 앞에 앉아 타자기를 두드리지만, 얼굴의 반쪽에는 근심과 걱정이 가득하다.


상무님의 빈자리에는 새로운 임원 후보가 오신다. 아직 임원을 못 다신 분.. 아마도 상무 진급을 위해 조직을 뒤흔들거나, 인원을 감축하거나, 보고하기 좋게 포장된 성과를 요구할 것이다.


새로오는 조직장의 성향에 따라 많은 변화가 발생할 수도, 거의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같은 층의 조직원들 모두 새로 올 조직장이 어떤 성향일까 노심초사한다.


나 또한 어수선한 분위기의 한복판에 있다. 바로 내년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그나마 N잡으로 회사 월급 이상의 부수입을 벌고 있다. 회사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회사 내에서 조금이나마 숨 쉴 수 있게 해준다.


팀장님도 걱정이 한가득이다. 본인도 내년에 교체될 위험성이 있다. 팀장에서 면팀장이 되면 회사에서는 커리어가 끊긴다. 팀장급으로 대우받다가도, 곧바로 희망퇴직 대상자 정도로 인식된다.


아무래도 임원이 바뀌면 그 산하 팀장들도 안전할 수 없다. 자신이 일을 시키기 수월한, 자신과 친분 있는 이들을 팀장 자리에 앉다. 매년 조직개편을 경험하고 있지만, 임원 하나만 잘린다고 끝나진 않더라.


불과 작년에도 임원 자리가 없어지면서 그 산하 조직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팀장, 팀원 모두 어디로 재배치될지 모르다 보니, 같은 층 사람들의 얼굴에 일할 의욕이 없다.


심란한 분위기를 글로 적어보며 마음의 여유를 되는다.

매년 조직개편을 겪을 때마다 회사생활에 "봄"이 오긴 할까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회사는 늘 혹한의 겨울이었는데, 그저 계절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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