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다소 황당한 일이 있었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선배가 먼저 밥을 먹자는 제안을 했는데, 딱히 거절하기도 애매하여 알겠다고 하고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막상 결제할 때가 되니 나보고 결제하라고 하더라. 이건 대체 무슨 시추에이션일까..
회사 내에서 평판이 그다지 안 좋은 선배가 있다. 자세한 히스토리는 모르지만 그 선배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한결같이 같이 일하기를 꺼려 하는, 그런 선배가 우리 팀 안에 있다.
애당초 점심때 웬만하면 혼밥 하며 개인 시간을 확보하려는 나. 그런데 지난주에 선배가 갑자기 점심때 밥을 먹자고 하더라. 먼저 제안했기도 하고 각자의 회사 카드 잔액으로 식사하는 거라서, 선배가 사주거나 더치페이겠거니 했다.
딱히 같이 밥을 먹고 싶진 않았지만, 거절하기도 애매하여 일단 수락하고 약속의 날이 다가왔다. 그런데 점심 식사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선배가 이런 말을 꺼내더라..
"회사 카드.. 챙겼죠?"
이 말을 듣고 직감했다. 아, 밥을 사준다는 게 아니라 각자 더치페이 하자는 거구나. 굳이 얻어먹어야 할 것도 아니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점심 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문제는 식사 장소 주문 키오스크 앞에서 일어났다. 당연히 더치 페이로 생각하고 두 대의 키오스크에 각자 줄 서 있었다. 그중 내가 서있던 키오스크 줄이 먼저 빠져서 결제하려는데, 굳이 자기가 줄 선 쪽 키오스크에서 같이 결제하자 더라.
순간 '뭐지, 사주려는 건가?' 싶었는데 황당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키오스크에 메뉴를 담고 결제하려는 순간 회사 카드를 꺼내지 않는 선배.. 눈 빛으로 나보고 결제하라는 신호를 보내더라.
혼밥 못하게 된 것도 시간이 아까웠는데 밥까지 내가 결제하게 되다니.. 차라리 먼저 사달라고 하거나 했다면 흔쾌히 사줬을 텐데, 자기가 먼저 밥 먹자고 하더니 나보고 결제하라는 선배를 보며 어이없음이 스쳐 지나갔다.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보고 결제하라고 할 거였으면 대체 왜 먼저 밥먹자고 한 걸까 싶은 의문이 든다. 회사생활 하면서 이런 사람을 처음 보았기 때문이기도 한 듯.
평판이 안 좋은 선배.. 회사 내에서 들리는 안 좋은 평판은 역시 과학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