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처음 시작할 때 현타가 왔었다. 10년 가까이 나름 화이트 칼라인 직종에서 일해왔는데, 갑작스럽게 무인매장을 창업하게 되면서 평소 하지 않던 가게 관리 일들을 하게 되었다.
특히 가게에 와서 쓰레기통 비울 때 마다 현타가 찾아오더라. 그러나 이는 한낱 "선민의식"일 뿐이었다. 허드렛일처럼 보일지라도 그저 수동적으로 회사생활 하는 것 보다 100배는 나은 일이더라.
가게에 와서 바닥 쓰레기를 쓸고, 물걸레로 대걸레질을 하는 등 청소를 할 때마다 현타가 왔다. 오랜 회사생활에 선민의식이 짙게 깔려있었다.
그러나 수동적으로 회사 생활을 하며 잔잔하게 불행한 하루를 보내고, 아무런 대책없이 사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진 일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선민의식" 때문에 무언가에 도전하질 못하는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 뒤로 뭐든지 그냥 하고 있다. 꾸준히 사부작 그저 되는대로. 현타가 안오는 건 아니지만, 선민의식을 항상 경계하고 있기에 예전만큼 현타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
요즘에는 확실히 깨달았다.
30년 넘게 살았는데
10년 넘게 회사생활했는데
지금처럼 사는 게 훨씬 낫더라.
무인매장 하나로 삶을 바꿀 순 없다. 회사의 월급을 대체할 수도 없다. 그러나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노동자의 삶을 끊어낼 수 있다. 이 것만 해도 정말 큰 수확이라고 본다.
회사 밖에서 돈을 벌어 본 이들은 알 것이다. 단 돈 5만원, 10만 원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무인매장을 운영하면 적게는 50만 원, 많게는 200만 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
대박을 보장하는 사업 아이템은 아니지만, 스스로 사업체를 운영하며 이뤄낸 성과는 아이스크림보다 더 달다.
이제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 청소할 때 현타가 잘 오지 않는다. 운동삼아 하기도 하고, 청소하는 시간에 생각 정리를 할 수도 있다.
아직도 회사에서 잔잔하게 불행한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무인매장을 시작하기 전과 후의 하루는 전혀 다르다. 잔잔한 불행 속에서도 나 대신 일해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고마운 요즘.
무인매장 처음 시작할 때는 현타가 왔지만, 요즘은 그 현타가 느껴지질 않는다.
나만의 삶, 나만의 재테크여행
열심히 말고, 꾸준히 사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