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피부과를 고민하던 가을줌마, 비누를 만들다.

갑자기 비누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가을줌마이야기.

by gaeulzuma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동네로 이사를 왔다.

필요한 곳을 모두 걸어 다닐 수 있으니 행복했다.



재작년 우리 가족은 이사를 왔다.

이전에 살 던 곳은 마트를 가든, 공원을 가든, 외식을 하든 대부분 걸어서 30분은 걸어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보로 가려면 울퉁불퉁한 좁은 길로 걷거나 그늘 하나 없는 탄천길로 가야 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어딘가 외출을 하려면 무조건 차를 타고 나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아이가 어려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재작년에 이사 온 이 집은 주변에 편의시설과 공원, 산 등등 모든 것들이 집 주변에 잘 갖추어져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사를 온 이후로는 어디를 가든 대부분 걸어 다닌다. 산, 공원, 마트, 백화점 등등...

사실 지금 사는 동네도 걸어서 30분 걸리는 곳도 많다. 하지만 도보로 가면 상가 구경거리도 있고, 중간중간 그늘에서 쉬며 산책하듯 걷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아주 덥거나 아주 추울 때를 제외하고는 어디를 가든 걸어 다녔다. 생활에 필요한 곳을 모두 걸어 다녀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하던 중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




계속 걸어 다니다 보니 얼굴에 얼룩이 생겼다.

턱 부분에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얼룩...


나는 화장을 잘 안 한다. 선크림도 잘 안 바른다... 그냥 얼굴에 로션하나로 끝!!!

그래도 이사 와서는 밖에 햇빛을 보고 돌아다니니까, 그리고 집 주변이 잘 되어있다 보니 외부인들도 많이 왔다 갔다 하길래 예의상 선크림과 BB크림은 발랐다.


그런데 매일 햇빛을 보고 돌아다녀서일까? 설마... 나이가 들어서...?

이사 온 지 몇 개월 만에 얼굴에 이상한 얼룩이 생겼다. 턱 부분에 생겼는데 누구나 내 얼굴의 얼룩을 볼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다른 부분도 아니고 얼굴에 얼룩이 생기니 좀 당황스러웠다. 화장 기술도 없는 나이기에 BB크림으로도 가려지지 않았다. 대부분 사람들 화장하고 다니는 20대 때 나도 관심 좀 가져볼걸....




해결방법이 피부과 레이저시술뿐일까?

시술받는 시간 우리 둘째와 시술 비용은 어떡하지...?


부위가 얼굴이니만큼 점점 더 커지기 전에 피부과를 알아봤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병원도 어디가 괜찮은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막상 피부과에 가려니 비전문가인 내가 봐도 감기약 받듯이 한 두 번만에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꾸준한 시술을 권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난 두 아이를 돌봐야 하는 엄마이다. 첫째는 학교에 가지만 둘째는 원에 보내지 않고 내가 돌보고 있었다. 만일 병원에 간다면 둘째를 데리고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기적으로 둘째를 병원에 데리고 가더라도 내가 시술받는 동안 아이가 혼자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나에게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치료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내가 나를 치료해보자!

내 피부에 맞는 비누부터 만들어 볼까?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 우선 홈케어로 치료가 되는지 해보자!!!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보니 홈케어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다. 비누, 샴푸, 린스, 치약 등의 목욕용품도 만들어 쓰고, 로션, 바디로션 등 기초 화장품을 만들어 쓰는 분들도 계셨다. 비누를 만드는 영상을 보기는 했지만 보는 것과 직접 하는 건 다를 수 있으니 쿠팡에서 아이들 체험키트를 주문했다.

만 2살 둘째와 만들어도 부산스럽지 않고 무엇보다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분 정도로 짧았다.

이렇게 간단하다고??


비누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는 비누베이스, 에센셜오일, 그리고 내 피부에 맞는 분말가루 이 세 가지만 있으면 비누를 만들 수 있다. 에센셜오일은 비누 만드는 영상에서 넣길래 나도 따라서 몇 종류 함께 구매했다. 처음 비누 만들 때는 비누에 향기가 있어야 하니까 넣는 거겠지... 하고 내가 좋아하는 향을 구매했는데 지금은 아로마 오일이 피부에 엄청난 효과를 준다는 걸 안다.

비누는 망쳐도 청소비누로 사용하면 되고 에센셜 오일도 디퓨저에 사용하면 되니까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나는 비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우리 가족이 사용할 비 누니까 영상에서 추천하는 재료들을 구매했다. 영상에서 사용하는 재료들을 따라서 비누를 만들었고, 아침저녁으로 비누로 세안을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 얼굴에 생긴 얼룩은 없어졌다. 정말 믿기지 않았지만 내가 만든 비누로 효과를 보니 비누 만들기를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내가 만드는 비누는 비누 만들기 중 가장 간단한 방법이어서 비누 만드시는 분들 중에는 천연비누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계신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효과가 있었고, 지금 내가 만든 비누로 1년 넘게 우리 가족이 세안과 샤워할 때 사용하는데 매우 잘 사용하고 있다. 피부도 좋아지고 생필품도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렇게 나의 비누 만들기가 시작되었고, 아로마테라피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