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성공적인 입시 후, 입학한 대학교는 당시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좀 달랐다.
성인이 된 후에 높아진 자유도를 통해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동시에 무얼 해도 어설프게 느껴지는 혼란스러운 감정이 공존했다. 게다가 이때부터 사회적으로 나와 다른 위치나 입장을 가진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쌓아가야 하는 것에 적응해야 했던 것 같다.
학업적으로도 고민이 많았다. 스스로 선택한 전공이지만 그 난이도는 내게는 꽤 높았고, 공과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업의 양도 적지는 않다고 느꼈다. 특히 재학 기간의 상당 부분은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과목들이 거의 다 전공이나 전공 관련된 수업이었기에 그 외에 들어보고 싶은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았다. 특히 나의 경우, 재수강을 굉장히 많이 했기에 일반교양 과목은 남들보다도 더 적게 들을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대학이란 곳의 기능을 단순히 고등학교 후의 과정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너무나도 안일하게 초, 중, 고등학교 후에는 대학, 그리고 취업 주입된 공식에 의문을 품어볼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것이 조금 안타깝다. 좁은 시야로 단순히 학점에 매몰되지 않고, 대학의 기능을 사회에 나가기 전 자신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시작했다면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학업 외 생활적으로도 고민은 많았다. 대학 생활을 꿈만 같은 이상으로만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공대의 칙칙한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그렇기에 같은 학과 친구들과도 어울리기도 했지만 동시에 여러 동아리 활동도 즐겨했었다. 특히 저학년 때는 학기마다 동아리를 바꿔가며 여러 사람들을 탐구하듯 만나보기도 했었다.
아, 그리고 학교는 운이 좋게도 우리 집 근처였다. 덕분에 늘 걸어서 등, 하교를 했고 집에서의 눈치를 보느라 외박을 하거나 너무 늦게 들어오지는 못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