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
우리 아버지는 매년 여름 우리를 계곡에 데려가시고는 했었다. 정확히 어느 지역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살랑이는 나뭇잎의 그림자와 윤슬이 강 위에서 일렁이던 것은 기억난다. 냇가 속 이끼가 가득 뒤덮인 돌은 미끌미끌했고, 송사리들은 그 사이를 빠르게 헤엄치곤 했었다. 반팔 반바지가 다 젖은 채로 튜브에 올라타 동생과 놀곤 했다.
아버지는 투망을 던져서 물고기를 잡아 손질 후 매운탕과 라면을 끓여주시기도 했다. 지금은 불법이고 하는 사람도 아마 없겠지만, 이렇게 더운 날에는 90년대의 여름 어딘가 아버지가 던진 그물이 그리던 포물선과 보글보글 끓던 매운탕의 맵싹 한 향기가 아른거릴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