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
첫 직장 근무지는 충북의 공장이었다. 주로 공장의 사무실에서 근무하였지만 때때로 현장 라인을 살펴보러 내려가기도 했다. 취업 전까지만 해도 공장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처음 현장을 방문했을 때 굉장히 놀랐었다. 현장 근무자들과 기계 모두 분주히 움직였으며 각종 알람 소리와 기계가 움직이는 소리가 모두 뒤섞여서 났다. 예민한 성격의 나는 첫 방문 후 약 1시간 동안 기진맥진하게 늘어지고 말았다. 이런 공장을 24시간 동안 돌린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게다가 마치 생물처럼 공장의 많은 정보들이 전산망에 업데이트되어 나를 비롯한 모든 엔지니어들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장의 분위기를 처음 맛보게 된 후 제조업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본가에 올라와서 안방 침대에 누워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어딘가의 공장에서 나온 제품들로 가득했다. 침대, 이불, 책상, 벽지, 전등, 책 등등이 모두 내가 다니는 것과 비슷한 곳에서 나왔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세상이 참 넓고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세계가 확장되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이직하여 공장에서 일하지는 않고 분야도 조금은 다르지만, 그때의 현장의 분위기를 체감한 게 때때로 도움이 됐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