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시절
신입생 때 처음 활동한 동아리는 축제 기간을 맞아 주점을 운영했었다. 이때만 해도 학생들이 축제 기간에 안주와 칵테일 등을 만들어 파는 것에 별다른 제제가 없었다. 물론, 나중에는 교육부가 이를 문제 삼아 전국적으로 대동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문화가 변형 혹은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튼 내가 신입생이던 시절의 대학교 축제에서는 각종 학과 및 동아리에서 여러 테마를 가지고 주점을 운영했었다. 보통은 소속 인원 중 지원자들을 받아 운영했었는데 이 중에는 나도 있었다. 캐노피 천막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 택배 박스 등으로 테이블을 만든 뒤, 메뉴판을 세팅하면 간단한 설치 작업은 완료되었었다. 본격적으로 손님들이 오기 시작하면 일부 인원은 주문 및 서빙을 맡았고, 나머지는 요리나 조주, 혹은 계산을 담당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제대로 운영될 리가 없었다. 식당에서 근무해 본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식자재도 인근 슈퍼나 대형 마트에서 상대적으로 비싸게 구매했었기에 메뉴는 일반 식당과 거의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이었다. 유튜브의 요리 레시피 강의도 보편화되지 않던 시절이라 요리 담당인원들의 실력도 처참했다. 그렇다 보니 가격은 가격대로 비싼데 서비스나 품질은 낮은 대환장 주점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손님들은 결국 같은 학우들이나 지인, 졸업한 선배들이 다수였기에 이런 점은 감사하게도 눈감아주곤 했었다. 본인들도 똑같은 경험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다들 축제 분위기에 젖어 손님은 손님대로 술에 취해 메뉴가 잘못 나와도 웃어넘겼고 운영자들도 정신없이 일하는 와중 몰래몰래 안주나 술을 빼먹기도 했다. 축제가 한창이던 학교의 광장 아래 여러 주점들은 시끌벅적했고, 그 노릇노릇한 전구 아래에서 부어라 마셔라 웃고 떠들던 분위기는 그때의 날씨만큼이나 후덥지근했다.
마시고 웃었고, 흘리고 닦았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빠지고 뒷정리를 하고 난 뒤에 정산해 보니 아슬아슬하게 적자를 면했다는 회장의 말에 부원들도 웃었다. 그렇게 비싼 값으로도 충당이 안 된 비용은 운영비로 나갔을까? 흑자를 남겼다는 다른 동아리의 썰을 듣고 감탄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