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ME 호루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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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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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명 (품목) : ACME 호루라기(City, Infantry Officers, Titanic)

● 기능 (Function) : 호루라기

● 시기(Date) : 2025년

└ 미국 유학 전 ~ 53권 발매년도

● 장소(Location) : 영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구

● 크기 (Dimensions) : 검지 손가락 정도

● 출처 (Collection / Memory) : 본인 서랍


● 설명문 (Curatorial note / Personal note) :

딴짓, 이상한 짓,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들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게는 그런 것들이 제일 재미있는 것을. 호루라기를 구매한 것도 그러하다.


사실 구매하게 된 경위는 이러하다. 기억 정리를 위해 옛날에 있던 일들을 모아 토막글을 올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공부를 위해 자주 듣던 영어 동화 사이트에서 "Pullman Porter"들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들은 흑인 노예 해방 이후 미국의 "Pullman Company"가 흑인들을 대규모로 고용하며 생긴 직종이다. 이름이 말해주듯 이들은 열차에서 손님의 편의를 위해 짐을 옮기거나 청소, 구두닦이, 식사 제공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이었다. 아무튼 이들이 사용하던 빈티지나 장비들을 아직도 파는지 궁금해졌고, 이베이를 뒤져보았으나, 별다른 수확이 없었다. (소형 지참용 매뉴얼이 200만 원이 넘어가는 처참한 가격을 보았다)


그렇게 튕겨나간 관심은 역무원에게 붙었고, 그들이 사용하던 호각이 떠올라 찾아보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ACME라는 영국 브랜드가 1870년대부터 이 분야를 꽉 잡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1차, 2차 대전의 장교들은 물론, 영국 경찰들과 심지어는 타이타닉 선원들까지 이 브랜드 호루라기를 썼다고 한다. 지금도 같은 공장에서 동일 제품을 판매한다는 설명을 보고 바로 구매를 결정하였다. 재밌던 점은 공식 사이트에 호각별로 소리 파일이 있다는 것이다. 호루라기를 고르며 삑삑 대는 소리에 아내는 도대체 뭘 보고 있냐 묻기도 했다.


아무튼 먼 영국 땅에서 몇 주에 걸쳐 도착한 호루라기는 호신용... 이라기엔 좀 웃기고, 가방에 키체인처럼 달고 다니며 사용하기로 했다.


여담으로 이번 명절에 처가에 내려가기 위해 서울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역무원들을 지켜보았다. 호루라기 소리가 나는데 아무도 개구리 볼을 하고 있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이제는 역무원들도 전자기기로 호각 소리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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