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원두 통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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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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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명 (품목) : Africafe 커피 원두 통조림

● 기능 (Function) : 인스턴트 커피가루

● 시기(Date) : 2024년

● 장소(Location) : 탄자니아에서 회사 선배가 사 옴

● 크기 (Dimensions) : 손바닥만 하다

● 출처 (Collection / Memory) : 본인 서재


● 설명문 (Curatorial note / Personal note) :

사교성이 떨어지는 나는 때때로 넉살 좋은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회사의 한 선배가 그러한데, 밝고 능글맞은 웃음으로 힘든 상황을 잘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모험가 기질이 있는 이 사람은 언젠가 모든 대륙을 다 밟아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신혼여행지는 아프리카였는데, 나는 결혼식에서 떠나기 전 그에게 쌍안경을 빌려주었다. 야생 동물들을 볼 때 쓰시라고 빌려드린 것인데, 그 답례로 선배는 탄자니아에서 나는 인스턴트 원두 통조림을 가져다주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방법으로 펜이나 숟가락을 지렛대로 사용하여 뚜껑을 "퐁" 하고 열면 안에는 아무 포장지도 없이 갈린 커피 가루가 고소한 내음을 풍긴다. 처음에는 이 과감한 포장법에 감탄했고 두 번째는 맛에 놀랐었다. 의외로 인스턴트 커피인데도 풍미가 살아 있어 사무실에서 몇 주간 이걸로 커피를 마셨다. 지금은 다 마시고 없어 안에 자잘한 해외 동전들을 넣어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선배도 다 먹은 커피처럼 우리 사무실을 떠나 다른 조직으로 옮겨갔다. 어디 던져놔도 살아남을 것 같은 사람이라 걱정은 안 되지만 가끔 생각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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