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4 개미집

1차 미국유학

by 허지현

어렸을 때 우리 집 주변에는 넓게 깔린 보도블록이 있었고, 그 틈새마다 개미집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그 시절에 나름 장난기 많은 아이였기 때문에, 매일같이 개미들이 내 장난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스스로 실험하곤 했다. 개미집에 물을 부어보기도 하고, 개미들을 손으로 들어 다른 곳으로 옮겨놓기도 했으며, 입구를 흙으로 덮어버리거나 주변 땅을 파헤치는 등 지금 돌이켜보면 꽤나 못된 실험들을 반복했다. 그러다가도 미안한 마음이 들면 시련을 견뎌낸 개미들에게 과자를 입구에 놓아주는 식으로 나름의 보상 같은 행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끈질기게 버티던 개미 군단도, 애프킬라 몇 번을 뿌리자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고, 나는 그걸 보며 그 약의 위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크게 실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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