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미국유학
학교에서는 당연히 여러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그중에서 지금까지 기억나는 몇 명만 적어보겠다.
먼저 스펜서라는 친구가 있었다. 우리 또래보다 덩치가 조금 더 컸는데, 알고 보니 유치원 때 한 해를 누락해서 자연스럽게 체격이 더 커졌다고 했다. 유치원에서 1학년으로 진급할 때 신발끈 묶기 시험이 있었는데, 그걸 못해서 떨어졌다고 본인이 직접 말해주었다.
빈센트라는 아이는 책 읽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던 친구였다. 독서를 굉장히 많이 해서 점수제로 진행되던 연말 독서 프로그램에서 한 학년 위의 학생보다 더 많은 책을 읽었다고 들떠서 거의 소리를 지르다시피 한 적도 있었다. 너무 들떠서 선생님이 말릴 정도였다.
랜디 그리핀이라는 친구는 내가 가장 친했던 친구 중 한 명이었다. 동글동글하고 선하게 생긴 흑인 친구였고, 우리 둘 다 가필드를 좋아해서 공통점이 많았다. 여린 면도 서로 비슷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조별 과제를 할 때도 주로 랜디와 함께했다.
그 외에도 여러 명이 있었다. 패트릭이라는 아이는 내가 미국을 떠난다고 말한 날, 기념으로 크레용 한 자루를 선물해 줬었다. 색깔은 오렌지와 살색 사이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살짝 모자라 보이던 여자아이 한 명도 있었는데, 꼬불거리는 금발 머리와 두꺼운 안경을 쓰고 새는 발음으로 말을 하곤 했었다. 개구쟁이 성격의 친구도 있었다. 음악 시간에 선생님이 발음할 때 ‘s’를 세게 내지 말라고 소리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친구가 뒤에서 몰래 “Yessssss, Mrs.ssssssssss 00000sssssssss” 하고 장난스럽게 따라 했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난다. 마지막으로 내가 미국을 떠나기 직전 마지막 주에는 새로 transfer(전학) 온 친구가 있었고, 마지막 리세스 쉬는 시간 때 그 친구가 “같이 있어야지 왜 혼자 있냐”며 함께 뛰어놀자고 했던 장면이 아직도 남아 있다. 굉장히 밝은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