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중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은 국어 교과목을 담당하시던 E 선생님이었다. 겉으로는 나름 엄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셨지만, 성격의 알맹이 자체가 워낙 착하신 분이라 아이들에게 엄하게 대하려고 해도 그게 크게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전반적으로 아이들한테 선하게 대하려는 태도가 보였고, 그래서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초등학교보다 훨씬 엄격한 분위기의 중학교에 처음 적응할 때 담임으로 만나게 돼서 운이 좋았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중학교라는 공간 자체가 전반적으로 딱딱하고 엄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 맞춰 생활을 하면서도 가끔은 선생님들한테 우스꽝스러운 장난을 치기도 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그런 딱딱한 분위기 속에서 어른들에게 장난스럽게 구는 게 일종의 일탈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기억나는 일 중 하나는 1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방학 중에도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 같은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개설 과목 목록을 쭉 살펴보니 담임 선생님이 여시는 수업이 없었다. 그게 조금 아쉬웠던 건지, 아니면 그냥 짓궂은 마음이었는지, 선생님께 “귀찮아서 안 여시는 거 아니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선생님은 그 말을 듣고 잠깐 생각을 하시더니, 교사로서 뭔가 자극을 받으신 건지 실제로 수업을 하나 개설하셨던 것 같다. 이후에 그 일을 부모님께 이야기하시면서, 내가 또래에 비해 어른스럽다고 말해주셨던 걸로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