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중학교 시절 영어 사교육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면 또 다른 영어 학원도 다녔었다. 미국에 다녀온 이후에도 영어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서 토익이나 토플 같은 학원을 계속 다녔던 것 같다. 토익보다는 토플 위주였던 것 같고, 텝스랑 토플을 병행하면서 공인 영어 성적을 계속 올리는 것을 어머니가 목표로 두고 계셨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학원을 다녔다.
사실 토플 과외를 하기 전에도 어쨌든 영어 학원을 안 다닌 적은 없었다. 계속 어딘가를 다니고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정확히 어디였는지는 한동안 기억이 애매했다. 영어 학원을 다니긴 했는데 장소가 잘 떠오르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생각이 났는데, 역삼에 한 곳, 종로 쪽에 있던 토플 학원도 다녔었다.
종로의 학원에서 레벨 테스트를 받아서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만 해도 영어를 그렇게 어린 나이에 공부하는 애들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종각 근처에 있는 학원이었고, 이름은 지금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규모는 꽤 컸던 학원이었다. 아무튼 그 학원을 다녔고, 그곳에서 나와 같은 학원을 다니던 고려대 경영대 소속 형들이 두 명 있었다.
그 형들은 정말 착했다. 대학생들이 토플 시험을 준비하는 건 흔했겠지만, 그것도 문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어린 나이에 혼자 학원을 다니는 애가 있다는 게 형들한테는 좀 신기했던 것 같다. “벌써 이렇게 영어를 하냐”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그런 취급을 받기 시작한 것도 생각해 보면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쉬는 시간에 같이 있으면 형들이 나한테 이것저것 말을 걸어주고 물어봐 주기도 했고, 나도 형들한테 대학교 이야기를 이것저것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대충 그런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형들이 졸업할 때가 되어서, 졸업 선물이라고 자기들 학교에서 졸업할 때 나오는 스카프 같은 걸 하나 줬었는데, 그게 고려대 스카프였다. 그 스카프를 꽤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고려대에 대해 개인적으로 처음 형성된 인식이었던 것 같다. 명문대학교에서는 졸업할 때 이런 걸 주는구나 싶어서, 직접 받아보고 신기하기도 했고 기뻤던 기억이 난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
재미있는 건, 형들이 나중에 연락하라고 이메일 주소를 줬던 것 같다. 정확히 연락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메일이었을 거다. 시간이 지나서 내가 실제로 대학교에 다니게 됐고, 나도 고려대에 입학했기 때문에 그 형들한테 메일을 보냈다. “기억하는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같은 학원 다니던 애다. 나도 고대에 다니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두 명에게 메일을 썼던 것 같다.
한 명은 이미 유학을 가서 미국에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연락을 받지 못했고, 다른 한 명은 답장을 줬다. 자기는 잘 살고 있고, 고생해서 여기까지 온 거 축하한다, 반갑다, 이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전반적으로 좋은 사람들, 착한 사람들이었다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