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4 음악수업

중학교

by 허지현

음악 수업 이야기를 하자면, 음악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서 되게 착한 분이셨다. 너무 여리고, 나이가 좀 어렸던 것 같다. 아마 20대 후반이었거나, 아니면 30대 초반쯤이었을 거다. 정확한 나이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시간이 오래돼서 그렇다. 아무튼 그 정도로 젊은 선생님이었다.


음악 수업은 본관이 아니라 별관에서 진행됐었다. 그래서 교실 생김새도 일반 교실이랑은 좀 달랐다. 예배당이랑 비슷한 구조였다. 의자도 동네 교회에 가면 있는, 오래된 나무 의자들이 일렬로 놓여 있는 그런 형태였다. 앞쪽에는 컴퓨터랑 화면이 있었고, 음악 교재를 들고 가서 교회 예배당처럼 쭉 앉아서 선생님이 틀어주는 음악을 듣는 방식이었다.


가끔은 학생 수보다 의자 수가 더 많아서, 뒤쪽 의자 몇 개를 밀어 놓고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까 좀 짓궂고 수업 듣기 싫어하는 애들 중에는 그 틈새로 들어가서 누워 자는 애들도 있었다. 안 들키려고 그랬겠지 싶다. 선생님이 정말 몰랐던 건지, 아니면 알고도 신경을 안 쓰신 건지는 모르겠는데, 애들이 의자 틈새에 숨어 누워 있는데도 그냥 수업을 시작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별관이다 보니까, 안 그래도 본관도 추웠는데 별관은 더 추웠다. 난방 시설도 본관이랑 좀 달랐던 것 같다. 라디에이터였는지, 히터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아무튼 되게 오래된 난방 시스템이었다.


선생님이 젊기도 했고, 우리 학교가 남중이었다 보니 짓궂은 애들은 선생님이 몸을 숙일 때 일부러 일어나서 가슴골을 보려고 하기도 했었다. 그런 무례한 애들에게 선생님은 따로 꾸짖기보단 피하려고 하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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