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고등학교 1학년 때 갤럭시 S1이 처음 나와서 그걸 쓰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처음 써보는 시기였고, 유학 시절 HC군이 아이폰 3GS를 쓰고 있어서, 나도 옆에서 이것저것 게임을 해보기도 했었으나 직접 이러한 고스펙 전자기기를 써보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공부에 집중하기가 좀 어려웠던 것 같다.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 아파트 도서실에서 자습을 하면서도 졸거나,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아니면 괜히 만지작거리다가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탱크 게임 같은 걸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엄마가 뒤에서 보고 있었다는 걸 느끼고 깜짝 놀랐던 기억도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스마트폰이라는 걸 일상생활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쓰면서, 그 와중에 어떻게 집중력을 유지할 것인가를 훈련하는 첫 과정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스마트폰을 쓰게 된 편이라, 그런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받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스마트폰이 새로웠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친구들도 내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웃긴 짤이나 걸그룹 뮤직비디오를 틀어 보여주면 한 반의 절반 이상이 내 자리로 모여서 같이 보고 깔깔대기도 했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 보면 기업들도 스마트폰에 대한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아 어플이나 모바일 페이지가 없는 서비스 및 홈페이지들이 다수였다. 대신 어플에도 그만큼 광고도 없었고, 유료 어플들도 꽤나 있었다. 아직 기업에서 무료로 어플을 설치하게 한 다음 유료 서비스를 구매하게끔 하는 전략이 없던 시기였다. 게임은 주로 아이팟 터치에서 넘어온 앵그리버즈, 좀비 vs플랜츠, 푸르츠 닌자 외에도 안드로이드에서 서서히 파이를 넓히던 아스팔트,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모두의 마블, 팔라독, 템플런 등이 있었다.
어차피 누군가는 언젠가 겪어야 했을 시행착오였을 텐데, 나는 그걸 조금 먼저 겪었던 셈이었고, 그 당시에는 그런 맥락보다는 “학생이면 그냥 닥치고 공부했어야지”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졌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결국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스스로 절제가 안된다고 느껴 핸드폰 자체를 없애버렸다. 그래서 대신 주변에 있는 공용 전화박스 부스에 가서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었는데, 2010년대 초반인 그때도 유별나다는 소리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