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4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과 헌책방

대학교

by 허지현

고3 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이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미소녀가 그려진 표지는 제법 가벼운 분위기를 풍겼으나, 내용은 제법 알찬 소설로 기억한다. 트라우마로 책을 잘 읽지 못하나 스포츠로 몸이 다부진 남주인공이 책벌레에다가 허약한 여주와 얽혀서 고서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일종의 로맨스 추리물 정도의 내용이었다. 그래도 일본 고서나 오래된 작가들(만화 작가 포함)에 대한 일화들도 들어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이를 읽으면서 다자이 오사무나 나쓰메 소세키 등의 작가들도 알게 되었고, 이제 보니 이 소설을 읽은 것이 그들의 책을 군대에서 읽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헌책방 자체가 가진 매력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2024년 1월경에는 서울에 남아있는 오래된 헌책방들을 돌아다녔다. 인문학과는 거리가 있는 편이어서 실제 가치가 있는 고서를 찾을 리는 만무했고 그저 구미가 당기는 책들을 서너 권씩 골라서 사거나 아무 책이나 펴서 몇 줄을 읽어보는 게 다였지만 꽤나 흥미로웠다. 한 대여섯 곳을 방문하며 구매했던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들은 세로로 글이 적혀 있는 80년대나 70년대에 발매된 고전 책들이다. 갈색으로 빛이 바랜 데다 이곳저곳 읽지도 못하는 한자가 쓰여있던 고풍스러운 느낌이 좋았다. 서점과 절판된 책들 그 특유의 낡은 분위기와 적막함이 좋았다. 일반 책을 파는 곳 외에도 좋은 책 많은데라는 중고만화서점을 알게 되어 이곳에서 오래된 만화책들도 구매했었다.(이는 별도의 글로 작성했다)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 꽤나 오랫동안 출판되지 않아 한참을 기다렸다 출간되자마자 샀는데, 기다리다 마음이 지친 탓인지 끝까지 읽지 못한 채로 잊어버렸다. 나중에는 만화나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작품인데, 소설로써 읽은 기억을 남겨두고 싶어서 그 또한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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