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대학교 1학년 시절, 당시에는 4월 1일인 만우절에 교복을 입고 대학교에 가는 장난이 유행했었다. 친구들과 이에 동참하고자 교복을 입었는데 남들 다 하는 장난은 재미가 없어서 나는 친구들에게 아이디어 하나를 제안했다. 바로 교복을 입은 채로 고등학교에 등교하여 각자 담임 선생님의 반에 숨어들어 전학생인 척 교실에 앉아보자는 것이었다. 마침 그날 대학교 수업이 점심 즈음부터 시작하여 시간이 되던 같은 대학교를 다니던 고등학교 동창들은 내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당시 우리 담임 선생님은 보직이 바뀌어 교감 선생님을 하고 계셔서 나는 직접 실행이 옮기지는 못했지만, 친구들은 내 계획대로 각자 담임 선생님의 조회를 듣다가 선생님께 질문이 있다고 손을 번쩍 들었다고 한다. 선생님들께서는 이야기를 하시다가 흠칫 놀라며 혼란스러워하며 달력을 한번 쓱 보시고 다시 아이들을 쳐다보고 다들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후에는 선생님들께 정식으로 인사드리고 밥을 얻어먹을 시간은 안 되어 가볍게 담소만 나눈 뒤 다시 대학교 수업을 들으러 갔었다.
첨언하자면 긴 머리로 느긋하게 교정을 올라가고 있자니 선도부 후배가 우리 정체는 상상도 못 하고 "야!" 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했었다. 철없던 우리는 당당히 미소로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