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입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자 신문사 동아리에서 MT를 갔던 적이 있다. 친구들과 MT를 자주 가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단체로 갈 기회가 있으면 빠지지는 않았었다. 정확한 위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서울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2층짜리 숙소를 잡았다. 서울역 안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장을 봤고, 숙소로 이동해서 고기를 구워 먹고 술게임을 하는 등 친목을 다졌다. 특히 야외 테라스가 있어 고기를 구워 먹고 밖을 내다볼 수 있어서 호화스러운 느낌이 났다.
몇 번 가지는 않았다만 보통 공대나 남자애들끼리 MT를 가면 같이 돈을 모아 장을 보고 고기를 구워 먹고, 소주/맥주를 마시며 라면도 끓여 먹은 뒤 과자나 까는 정도였다. 그와 달리 영자 신문사는 학교 지원을 받는 중앙동아리라 그런지 술이나 그때 먹었던 메뉴들이 제법 호화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이 동아리에서 회식을 하면 소주보다 몇 천 원씩 비싸던 매화수만 마시는 여자 선배들이 많았다. 당시 과일 소주가 처음 출시되어 한창 유행하던 시기라 그것도 많이 마셨던 것 같다.
아무튼 이 MT에서 나는 처음으로 동기들과 술을 마시며 밤을 새웠다. 내 인생에서 몇 안 되는 밤샘 음주의 기억인데, 그때까지 깨어 있던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해가 뜨는 것을 보고 해장을 하러 갔다. 한밤중에 다 같이 공원에서 뛰어놀며 술래잡기를 했던 기억도 난다. 나중에는 다들 나이를 먹고 세상에 때가 묻어 서로 멀어지게 되었지만, 신입생 시절의 그 순수한 미소들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