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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허 시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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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도령 Sep 17. 2023

새벽이 찾아오는 순간

허 시 일곱

우리가 시침과 분침이 되어 서로 기대고
하품을 밤에 싸서 먹다 보면
새벽이 우리 곁에 앉아 눈을 끔뻑인다

예고도 없이 먼저 밤으로 기운 너를 위해
엉덩이 들썩이는 안경을 퇴근시키고
이불을 덮여 현장을 정리한다

오늘이 어제로, 내일이 오늘로 변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마침표에
너와 내가 축복으로 찍힌다.

어제가 조각난 이 검은 방에서
우리의 들숨날숨이 메아리치며
달을 창 저편으로 조금씩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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