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나의 만남, 그리고 에세이
2. 감사함으로 채우는 삶
인간은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살아가는 존재 같다.
문득, 사람들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가장 깊은 후회를 느끼고, 어떤 대상을 향해 가장 뜨거운 부러움을 쏟아내었을지가 궁금해졌다.
삶의 경험에 따라 그 무게중심은 이동하겠지만, 대체로 우리는 물질적 풍요에 대한 갈망과 그로 인한 부러움을 쉽게 느끼는 것 같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고 뒤늦게 후회하거나, 이상적인 행복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오는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직장에서 더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한 채 느끼는 좌절감과 성공한 동료를 향한 은밀한 질투와 부러움 또한 우리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얽히게 만든다.
"우리가 가진 게 없다는 모든 불만은,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함의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걸 나는 깨달았다."
대니얼 디포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
이 문장이, 오늘따라 가슴 깊숙이 와닿아 묵직한 울림을 준다.
어쩌면 우리는 늘 무언가를 갈망하며 현재의 삶에 대한 감사함을 간과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이 글을 곱씹으며 지난날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 후회와 반성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그저 형식적으로 반성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 또한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수많은 질투와 시기, 부러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던 것 같다.
직장에서는 묵묵히 일을 해내며 인정받는 듯했지만, 정작 달콤한 보상은 다른 이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며 '이게 정말 공정한가'라는 의문을 품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승진이라는 기회의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실 때면, '나는 정말 운이 없는 사람인가'라는 자조적인 생각에 빠지곤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괴롭혔던 것은, 타인의 소유욕을 향한 질투심이었다.
멋진 자동차를 자랑하거나 여러 채의 아파트를 소유하며 임대 사업으로 부를 축적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부러움과 함께 왠지 모를 시기심이 먼저 고개를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속으로 '저 사람은 일은 안 하고 편하게 돈만 버는 건가?'라는 못된 생각을 했던 나는, 참으로 옹졸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주변의 누군가는 나를 보며 희망을 품고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나 역시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이는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대부분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진실일 것이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다른 누군가를 바라보며 자신의 부족함만 느끼고, 그들을 따라잡거나 넘어서려 애쓰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조건적으로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 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는 명확히 알지 못한 채, 그저 막연한 욕망에 휩싸일 뿐이다.
현재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함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타인의 부유함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 자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진취적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긍정적인 에너지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는 과정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목표가 막연한 질투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기 성장에 대한 건강한 열망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타인의 것을 탐하거나 빼앗으려 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만큼을 소유하고, 그 안에서 만족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그릇에 넘치도록 담으려 하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되듯이, 더 많은 것을 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그릇을 키우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항상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진실은, 바로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부러워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우리의 일상, 우리의 성취, 우리의 소유가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꿈이자 희망일 수 있다.
이러한 깨달음은 우리에게 현재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함을 일깨우고, 끊임없는 비교와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복을 발견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오늘이 누군가에게는 밝은 내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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