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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나의 만남, 그리고 에세이

4.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

by 시절청춘

고요한 아침, 회사 정문을 다다르게 되면 묘한 긴장감이 밀려와 때로는 마음 한구석을 조급하게 만들곤 한다.

어쩌면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음은 삶의 축복을 경험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적절한 수준의 긴장과 압박감,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지는 규칙적인 출근 시간은, 퇴근 후의 삶이라는 또 다른 기대를 품게 한다.

특히나 주 5일 근무가 일반적인 요즘, 금요일 저녁이 주는 설렘과 주말에 대한 희망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감정일 것이다. 물론, 월요병도 있지만.


최근 젊은 세대들의 삶의 방식을 보며 주변에서는 종종 부럽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비교적 잘 맞춰나가는 듯한 그들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변화로 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조직 문화에 익숙해진 세대에게는 낯설거나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련의 과정이, 마치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획일적으로 반복되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도 있다.

출퇴근 시간의 엄수를 강조하면서도 업무시간 중 개인적인 휴식을 당연하게 여기는 일부의 시각은, 어쩌면 스스로를 합리화하려는 미묘한 시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운 것이다. 물론, 내 개인의 단편적인 생각이다.


"일과 놀이를 잘 조화시키면서 네가 시간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음을 증명하면 돼. 그래야 젊은 시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고, 나이가 들어서도 후회가 적어. 가난하더라도 너희들의 아름다운 인생을 살면 좋겠구나."


작은 아씨들 - 루이자 메이 올콧



오늘 마주한 고전은, 내 지나온 삶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게 하는 울림을 주었다.

오로지 일에 매달려 앞만 보고 달려왔던 젊은 날들이, 이제 와 가장 큰 후회스러움으로 가슴 한편에 깊게 새겨져 있다.

어린 아들의 옹알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가족들과 함께 쌓아 올릴 소중한 추억들이 얼마나 간절했었는지, 그 시절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

그저 가정에서는 서로 이해하고 다툼 없이 지내는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어리석음이었다.
한마디로 돈만 벌면 된다는 사고를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게 되었고, 직장에서의 인정만이 삶의 유일한 가치인 것처럼 맹목적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돈도 많이 벌어놓지도 못했으면서.

인생의 후반전을 조심스럽게 준비하는 요즘, 그 시절의 선택들이 조금씩 후회로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이제야 깨닫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어리석고 편협한 전반전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돈이라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말이다.

어쩌면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돈은 소유한 만큼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며, 끊임없이 노력하면 다시 벌어들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젊을 때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의 중요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금전적인 부족함에 대한 추가적인 열망은 어쩌면 평생 동안 느껴야 할 숙명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흘러가버린 내 삶의 소중한 순간들과 추억들은 그 무엇으로도 바꾸거나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찰나의 시간조차, 덧없는 과거의 순간 속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부디 남은 시간 속에서는 오늘을 충실히 즐길 수 있는 현명한 여유를 찾아, 보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어차피 한번뿐인 인생인데, 지나고 난 후에 다시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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