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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나의 만남, 그리고 에세이

5. 예측 불가능한 삶의 순간들

by 시절청춘

[예측 불가능한 삶의 순간들]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면, 미리 알고 있었던 일보다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들이 더욱 많았던 것 같다. ​


물론, 가끔은 내 곁을 지나치는 일들이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흘러가는 경우가 있기도 했었다.


하지만, 진정으로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는 순간들은 대부분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 같다.


마치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낯선 풍경처럼, 혹은 밤하늘을 수놓은 반짝이는 별처럼, 삶에 불쑥 나타나 깊은 흔적을 남기게 된다.


내가 걸어온 삶의 여정 속에서도 사건과 사고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었다. ​

기쁨의 순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왔지만,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과 좌절을 안겨주기도 했다.

만남과 이별의 순간 또한 마찬가지였다.

영원할 것 같던 관계가 순식간에 무너지기도 하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운명 같은 인연을 만나기도 했었다.

만약 이러한 삶의 전환점들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

아마도 스스로는 현재의 감정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하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감 사이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

마치 모든 결말을 알고 보는 영화처럼, 삶의 드라마는 그 흥미를 잃어버릴 것이다.

세상은 정말 흥미진진하니까요. 만약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면, 세상의 재미는 반으로 줄어들 거예요. 상상력이 들어설 자리가 없을 테니까요.


<빨강 머리 앤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예측 불가능성은 때로는 우리를 좌절시키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성취의 기쁨을 맛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고전의 문장은 말하고 있다.


만약 로또 1등 당첨번호를 미리 알게 된다면, 그 기대감과 환희는 얼마나 빛이 바래 버릴까?

선택에 대한 후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든 결과를 미리 안다면, "아, 그때 그랬어야 했는데…"라는 뒤늦은 후회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후회와 반성을 통해 우리는 더욱 성숙해지고, 미래를 위한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이다.


1999년도에 개봉했던 영화 '식스센스'는 당시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반전으로 상당한 화제성과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었다.

만약 그 반전의 내용을 미리 알았다면, 영화가 주는 충격과 여운은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타인의 모든 생각과 감정을 꿰뚫어 볼 수 있다면, 서로에 대한 신비감과 알아가는 즐거움은 사라질 것이다.

각기 다른 개성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바로 인간 사회의 매력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고, 때로는 갈등하며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각자의 성격, 성향,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관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마치 같은 운동선수라도 각자의 특기와 기술이 다르듯, 모든 사람은 고유한 존재 이유를 지니는 것이다.

획일화된 사고방식이나 삶의 방식은 인공지능에게나 어울리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 속에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는 삶의 아름다운 풍경일 것이라 생각해 본다.



각본 없는 스포츠처럼 예측 불가능한 삶이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만드는 한 편의 멋진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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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이미지 출처 : Carat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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