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솔직한 소통의 시작
어린 시절의 기억은 부드럽고 희미한 구름처럼 아련하다.
그때 나는 세상의 복잡함을 몰랐기에, 매 순간이 순수한 기쁨으로 가득했었다.
친구들과 흙장난하며 해 질 녘까지 뛰어놀던 시간은 어떠한 어둠도 모르던 찬란한 순간들이었다.
머리를 어지럽히는 걱정도, 상황을 모면하려는 복잡한 거짓말도 없었다.
그저 눈앞의 순간에 충실했고, 함께하는 친구들만으로도 모든 것이 즐거웠던 순수한 시절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순수했던 나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세상을 알아갈수록 순수한 마음은 점차 사라져 갔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고, 때로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했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나 자신을 보호하거나 곤란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때로는 솔직함 대신 다른 방법을 택하기도 했었다.
이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배우는 방어기제였을 것이다.
선생님이 "나쁜 사람들이 죽으면 가는 지옥의 구덩이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묻자,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건강하게 잘 살아서 죽지 않으면 돼요."라고 대답했다.
<제인 에어 - 샬럿 브론테>
오늘 고전에서 읽은 아이의 대답처럼,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건강하게 잘 살아서 죽지 않으면 된다"라는 말은 어른들의 머릿속을 맴도는 수많은 추상적인 고민들을 순식간에 잠재워 주는 대답이었다.
복잡한 논리나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이 어른들의 복잡한 생각을 얼마나 단순하고 명확하게 정리해 주는지 알게 되는 것이다.
그저 건강하게, 죽지 않고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단순한 이치를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때 종종 어른의 기준으로 복잡하게 설명하곤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물론 어른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는 순수한 이해력에 맞춰 핵심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오해나 엉뚱한 대답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어른들 사이의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주로 상처를 주지 않으려 우회적이거나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면 불필요한 상상과 오해를 낳고, 결국 소통의 본질을 흐리게 만든다.
명확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습관은 관계를 더욱 투명하고 건강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의 효율성 또한 높일 수 있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은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질 수 있지만, 그 시절의 명쾌함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한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때로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명확하고 진솔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잃어버린 순수함을 되찾고,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흐릿해진 경계 너머, 명확한 소통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오늘부터 솔직하고 간결한 대화를 위한 작은 노력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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