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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음식점의 맛을 찾아서

맛집에 대한 추억

by 시절청춘

여행이나 출장길에 나설 때면, 문득 과거에 한 번 들렀던 동네의 맛집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주변에 새로운 식당들이 아무리 많이 생겨났어도, 나는 왠지 모르게 한 번 가보고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을 다시 찾게 된다.


사실 나는 새로운 모험보다는 익숙한 맛에 대한 믿음을 더 중요하게 여겨, 검증되지 않은 곳은 잘 가지 않는 편이다.

세월이 흘러 예전에 살았거나 방문했던 동네에 다시 들어서면, 그 시절의 추억이 나를 감싸며 옛 음식점을 되새기게 된다.


그때의 위치와 메뉴를 더듬어 식당을 찾아낼 때면 반가움은 더욱 커진다.


특히 오래된 곳일수록,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만난 듯한 설렘이 밀려온다.


그리고는 예전에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음식을 주문하게 된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나에게 작은 축제와도 같다.


옆자리 손님들의 식사 모습, 식당 주인의 분주한 움직임, 그리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식당 내부의 풍경까지.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한다.


이 설렘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음식이 나오고 나면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어떤 날은 예전에 먹었던 그 맛 그대로의 감동이 밀려와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한다.


옛 추억을 소환하며 함께 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마저 든다.

반대로, 예전에 먹었던 그 맛과 다르다고 느끼면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괜히 찾아왔다는 생각에 소비한 시간마저 아깝게 느껴지고, 추천해서 데려온 동료들에게 미안함마저 든다.


게다가 오랫동안 간직해 온 옛 추억마저 희미해지는 듯한 씁쓸함을 맛본다.

나는 앞서 말했듯이 옛 식당을 자주 찾는 편인데, 맛의 평가는 정말 50대 50이다.


절반 정도는 예전의 맛을 그대로 유지해 만족하고 돌아오지만, 나머지 절반은 실망감을 가득 안고 발길을 돌린다.

어쩌면 음식 맛은 그대로인데 변한 건 내 입맛일 수도 있다.


아니면, 요즘 트렌드에 맞춰 식당 측에서 맛을 변형시켰을 수도 있다.


너무나 많은 음식점들과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요즘, 예전에 먹던 그 소박하고 담백한 맛이 더욱 그리워지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맛은 어린 시절 집에서 먹던 어머니의 손맛과 닮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오늘도 나는 먼 출장길을 떠난다. 내가 먹었던 그 맛있는 기억으로 그리운 옛 식당의 맛을 찾아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검색했다.


어쩌면 그 끝에는 잃어버린 줄 알았던 추억의 한 조각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음식에 대한 설렘과 아쉬움의 느낌은, 사람에 대한 기대와 실망감의 감정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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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이미지 출처] Carat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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