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을 위해 작년 겨울부터 그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하고 애를 썼는지.. 그 많은 인내를 글로 옮길 재주가 없다.
비유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10년도 더 지난 결혼식 전날이 생각난다. 극도의 예민함은 결혼식 전날 이미 풀려버렸고 나는 더 이상 긴장할 힘도 남아있지 않아서 막상 전날 잠도 푹 자고 다음날 식장에서도 너무 떨림 없는 식을 치러냈다. 대범한 신부를 사람들은 신기해했지만 나는 이미 머릿속으로 100번도 넘게 결혼식을 치른 후였다.
이번 협약식 준비과정 중 나는 자리를 배치하다 엉키고, 분명히 뛰고 있는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모두 나를 바라보는데 정작 내 목소리는 듣지 못하는 군중 속에서 답답해하는 꿈을 많이 꾸었다.
그렇다 꿈.
꿈을 많이 꾼 건 단순히 최근 열대야가 심하고
장맛비가 밤새 내려서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의식으로는 일 생각을 그만하자, 주말에는 쉬자. 회사생활 열심히 해도 본전도 못 찾는다라고 스스로를 아무리 타일러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 성미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나는 왜 이리 몰입해 있는가.. 힘 좀 빼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