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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헛간지기 Jun 19. 2023

번아웃,결국 돈이 문제였을까


원래 있던 말일까.

지인과 저녁 식사 중 나온 얘기다 그는 사람을 굴복시키는 방법은 세 가지라고 말한다.


돈. 권력. 폭력.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그러나 가장 미개한 수단은 폭력이다. 사람들은 상대의 표정과 몸짓 만으로도 굴복당한다.

하지만 오히려 미개하고 눈에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장치로 통제할 수 있고 개인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면 타인의 힘 혹은 제도나 법률의 힘을 빌릴 수도 있다.

권력은 좀 더 고차원 적이다. 권력은 소수에게 주어진다. 영원하지 않기에 권력을 쥔 이들은 놓으려 하지 않는다.

좀 더 은밀하고 지능적이다. 많은 불나방 들이 권력의 찌거기라도 차지하려고 꼬이고 스스로 무릎 꿇는 자들로 권력 주변은 늘 번화하다.

마지막으로 돈.

돈?

지인의 말은 폭력이나 권력 보다 돈에 굴복당할 때 가장 자존감이 떨어진다고 한다. 내색은 안했지만 당시 나는 돈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던 때라 무척이나 당황했다.

폭력과 권력은 그것을 행사하는 주체가 있지만 (물론 돈 역시 돈을 수단으로 사람을 이용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지만 그것은 고용,거래 혹은 계약-무척 건전(?)한-의 형태를 띤다) 돈은 그 자체로 우월하며 가시적이고 현실적이다. 피할 수 없고, 가장 치명적으로 누구나 필요하다.

그리고

폭력과 권력에 무너진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돈의 힘에 좌절하고 패배한 이들은 너무 많지 않은가.




영업직 29개월....돈, 도대체 뭐길래




매일 아침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마감하는 영업직을 29개월째 해왔다.

패기있게 시작했다. 돈, 까짓거 벌기 쉬웠다. 잘하면 잘할 수록 보상이 주어지는 영업직이다.

가정에 도움이 많이 된건 사실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 아니었던 까닭에 오직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일했던 것이 결국 돈에 굴복당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돈이 무서우니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하는 일들도 많았다. 평생 만나보지 못했을 법한 평범하지 않은(?) 많은 이들, 이미 돈의 힘을 알고 있는, 그래서 넌즈시 회유하는 이들, 계약 이후 끊임없이 이어지는 A/S...

결국 나의 '억지' 텐션은 추락했고...

mind는 body를 지배하는 걸까...체력과 건강이 바닥을 치면서 이제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돈의 지배에서 벗어날까. 욕심을 줄이면 될까. SNS도 안 하는게 나을까.

아니 돈에 초연하려면 돈이 많아야 하는 걸까.


결국 또 나는 돈을 생각하고 있구나.

여전히 돈에 압도당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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