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편안함에 이르렀습니까

마음이 끄떡없도록 다스려야 해요

by 비터스윗

뒤늦게 어느 드라마를 봤다.

주인공 남녀가 헤어지면서 눈빛으로 유명한 대사를 주고받는다.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그녀의 이름이 복선이다. 이를 지(至), 편안할 안(安).

우리는 지금 편안함에 이르렀습니까


편안하다, 평안하다, 평온하다


이 글이 실린 브런치북 제목이 '평온한 삶을 위한 쓸모 있는 참견들'이다.

편안하다, 평온하다, 평안하다... 비슷한데 어떻게 다를까 궁금해졌다. 당연히 대동소이하지만.


편안하다. 便 편할 편 安 편안 안. 편하고 걱정 없이 좋다. 편하다가 동어반복이 되니까 조금 달리 표현하면 '거슬리는 것 없고 걱정 없다' 정도로 정의하겠다.

그야말로 편하다. 신경 쓰이는 일 없다. 몸이나 마음이 걱정이나 탈 없이 평온하고 좋다.


평온하다. 平 평평할 평 穩 편안할 온. 조용하고 평안하다. 마음이나 환경이 고요하고 안정되어 있는 상태.


평안하다. 平 평평할 평 安 편안 안. 무탈하다, 또는 무리 없이 잘 있다. 평화롭고 안정된 상태.


굳이 (내 맘대로) 조금 비교하자면

'편안하다'는 육체적으로 편함과 더불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이 사라진 상태, '평안하다'는 육체보다는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 '평온하다'는 마음의 편안함이 유지되면서 고요하고 균형 잡힌 상태.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광고 문구로 느껴지듯이,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쓰는 표현은 편안함 일 것이다. 사람, 장소, 분위기가 편하다, 속이 편하다, 신발이 편하다, 등등. 또는 고민이 없어서 편하다, 걱정거리가 해결돼서 편하다.

평안함은 어쩌면 육체적, 물질적인 편함이 동반되지 않아도 가능할지 모른다. 물질적으로 외형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어도 극복할 수 있는, 여전히 고민은 계속되고 걱정, 근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거리낌 없는 마음.

평온함은 편안함과 평안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결과 고르고 탄탄하며 안정된 상태.


일시적으로 편한 것보다 영원히 평온하기 위해서


도파민.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쾌락, 보상, 동기부여, 운동 조절 등 다양한 뇌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문제는 부족하면 우울감, 무기력에 빠지고 과도하면 중독, 환각이나 망상에 이른다.

삶은 치열하고 우울하고 불편하고 어지럽고 복잡하고 피곤하고.

평안을 찾고 평온을 위해 도파민에 의지한다. 건강하게 도파민을 높이면 좋으련만, 꼭 그렇게 이상적이 될 수 없는 게 세상사 이치.


쉽게 빨리 도파민을 높이려고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 음주, 야식, 과도한 소비, 자극적 콘텐츠 시청, 위험한 취미 등. 결국은 일시적으로 편한 것, 일신의 편함을 추구하는 것. 물론 대부분의 경우 죄는 아니지만 자기만 편하면 된다, 일시적 불편함을 피하면 된다는 생각은 자기 파괴적이다. 나의 미래를 갉아먹는 것이다.


현재 다소 편안하지 못한 삶을 산다손 치더라도 마음을 다 잡고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내 마음이 그것들로 인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금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마음이 끄떡없도록 평소에 훈련해야 한다.


물질적이외형적인 행복에 연연하지 않고 늘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서 (자극적인 내용보다는 자서전, 수필, 철학 서적 등), 자연과 하나 되기 (등산, 산책, 캠핑 등), 글쓰기 (일기나 수필 써보기, 감정 기록하기), 디지털 디톡스 (휴대폰 꺼두기, 숏츠 시청 안 하기), 명상을 통해 자기 객관화하기, 분노와 화 다스리기 등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나도 아직 편안함에 이르지 못했다.

버릴 것이 많은 듯하다. 거기 이르기 위해 먼저 마음의 짐을 정리할 것이다. 한꺼번에 다 떨쳐버리기 힘들겠지만 맑고 고요한 그곳에 이르기 위해 마음을 도닥이고 있다.

잘 왔다고 여기까지. 조금만 더 가자고 도닥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