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당신의 지성을 펼쳐 보여줄 것입니다
거창하게 제목을 달아봤지만, 사실 나는 프로 작가는 아니고 단지 브런치스토리 작가일 뿐이다.
이 글을 읽는 일반 독자들이 브런치북 제목처럼 '평온한 삶을 위한' 좀 더 개인적이고, 지적인 취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참견의 글을 올려본다.
명절 풍경. 친척어른들이 대여섯 살 남짓 아이들을 부른다. "노래 하나 해봐라. 용돈 줄게." 눈치 빠른 녀석들은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용돈을 챙긴다. 이때부터 아이들은 남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도 추면 용돈도 챙기고 칭찬도 받는다는 걸 알게 된다.
학교에 들어가면 공부 잘하고 발표도 잘하고 달리기도 잘하는 팔방미인 아이들이 인기도 많다. 그들은 충분히 인정받는다.
어른이 되어 사회에 진출하면 실력과 성과 등으로 인정받는다. 가정을 이루고 자식의 양육과 교육에 열과 성을 다하면 부모로서 인정받는다.
사회인으로 열심히 살아온 당신, 그러나 시간이 흘러 퇴직을 하고 그간 누리던 사회적 지위나 경력도 몇 년만 지나면 주변 지인들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자녀들이 독립하면 부모는 미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뿐, 자녀들도 자기 앞가림하기 바쁜 세상이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감정을 가족에게 호소해도 스스로 잘 관리하라는 대답만 돌아올지 모른다.
이러다 보니 밖에서 인정받으려고 한다. 밖에 나가면 목소리가 커지고 자신을 알아봐 달라고, '인정해 달라고' 엉뚱한 데다 화풀이한다.
하지만 MZ 세대들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선배들은 과거 'ㅇㅇ대기업사원'이라는 것이 자신의 정체성이었다. 조직 내에서 인정받고 성과를 내는 것은 지금도 물론 중요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워라밸을 지키면서 색다른 취미를 갖거나 새로운 '부캐'를 만들어 브런치스토리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한다. 현재의 직업으로 인정받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친구들 중에 이런 친구들이 있다. 아주 점잖고 조용한 친구인데 탱고에 푹 빠졌다. 탱고를 배우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매우 우울한 여생을 살았을 거라고 한다.
10년 넘게 등산에 열심이던 친구는 여성이면서도 대학교의 동기산악회 대장을 맡았다. 가정에서의 역할, 직장에서의 위치, 자신의 전공과는 무관한,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인정받고 있다.
또 글쓰기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등단을 권유했다. 어느 문학 월간지에 수필로 신인상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친구는 그 후 언론사에 칼럼도 싣더니 틈틈이 썼던 기획기사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 저자가 됐다. 그 친구의 이야기가 동창들에게 알려지자 많은 친구들은 "나도 소싯적에 글 쓰는 거 좋아했는데.", "나도 한 때 문학소녀였는데." 하며 꿈을 이룬 친구를 부러워했다.
사전준비가 많이 필요 없는 취미 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다. 취미이자 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고상한 방법이기도 하다.
다들 한때는 문학소녀, 문학소년 아니었던가.
글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다. 글쓰기는 창조의 작업이면서 상처받은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는 회복의 작업이기도 하다.
일단 무엇을 주제로 써볼까.
가장 좋은 글감은 현재 나의 삶이다. 장르는 대부분 에세이로 시작한다. 에세이는 화자를 '나'로 하기 때문에 이야기하듯 쓰면 된다. 글감은 무한하다. 일상생활에서 느낀 것을 쓰면 된다. 형식, 길이도 구애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시작할까.
처음 글을 쓸 때 참고해야 할 팁들은 인터넷에 차고 넘치지만 임의로 다섯 가지로 간추려봤다.
흔히 영감이 떠오른다고 한다. 쓰고 싶은 주제 내지 소재를 택한다. 에피소드, 인간관계, 인상 깊었던 것들, 과거의 회상 등
가벼운 느낌으로 글머리를 잡고 시작한다.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 문장이 이어진다. 이야기하듯 쓰면 된다.
운동이든 악기든 연습이 제일 중요한 것처럼 열심히 많이 써봐야 한다.
완벽한 글이 있을까. 어느 작가나 자신이 쓴 글에 백 퍼센트 만족할 수 없다.
남의 글을 참조할 수는 있으나 절대 그대로 베껴서는 안 된다. 부족한 대로 완성시키자.
덧붙여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면서 내가 생각했던 원칙은 다음 네 가지다. (지키도록 무척 노력 중!)
이것은 내게는 대명제다. 나는 독자가 처음부터 참여한다고 생각하고 쓴다. 계속 지켜본다고 생각하니 허투루 할 수가 없다.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면서 성실하게 쓰자.
과장, 생략이 다소 있더라도 거짓은 절대 안 된다.
가장 좋은 글은 무리 없이 잘 읽히는 글이다. 문장이 난해하고 복잡하면 좋은 글이 아니다.
지식을 뽐내거나 너무 디테일한 개인사를 올려도 읽기가 불편하다.
길이가 길어지면 글의 주제가 모호해지고 독자의 집중력은 떨어지고 시간적으로 부담을 준다.
글을 써서 발표(?)할 공간은 많다. 일기부터 시작해도 좋다. 하지만 독자가 중요하므로 블로그, 카페, 카카오스토리, 동창회 밴드, SNS등에 너무 길지 않게 그날 느낀 점, 느낀 감정 등을 써보면 좋을 듯하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어휘력을 키우기 위해서 꾸준한 독서가 필요하다. 읽으면서 메모장에 메모도 하고, 시간이 허락하면 쓰고 싶은 것들을 주제 별로 분류해 놓아도 좋을 것이다.
독서가 지성을 가꾸는 방법이라면 글쓰기는 지성을 펼쳐 보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 시작해 보자. 내 글을 읽은 독자로부터 칭찬과 인정을 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자존감이 올라가고 행복해진다.
그렇게 나는 성장한다, 매우 바람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