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신입사원 샛별
새로운 신입이 들어온 지 어느덧 세 달.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 ‘마하의 늪’을 지나야 했지만, 이제는 훌쩍 건너와 환한 웃음을 짓는다.
밝은 성격, 붙임성 있는 말투, 덤으로 따라붙는 애교까지.
일도 제법 잘해 팀원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요즘은 샛별이 하루라도 안 보이면 주방이 왠지 허전하다.
옆에서 조잘조잘 끊임없이 떠드는 모습은 마치 라디오 같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 인심 좋은 할머니 손에 자라난 이야기.
그래서인지, 가끔은 그 속에 진짜 할머니가 들어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착각이 든다.
느긋하고 따뜻한 말투, 남을 배려하는 손길 때문일 것이다.
주방은 언제나 펄펄 끓는 대형 솥이 돌아가고, 좁은 동선 속 작은 실수 하나로도 큰 사고가 난다.
그날도 그랬다.
국을 푸던 말자 이모의 손끝이 미끄러지며 뜨거운 국물이 샛별의 팔에 튀었다.
“앗…”
소리를 삼킨 샛별은 곧장 내게 다가와 대일밴드와 화상약을 건넸다.
“팀장님 아시면 말자 이모 혼나요. 비밀로 해주세요.”
순간 망설였다.
이게 착한 건지, 아님 조금 띵한 건지.
하지만 나는 그 아이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그 깊은 성품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맘 씀 씀을.
“덧나면 어쩌려고 그래. 이제 날도 더워지는데…”
그 말밖에 해주지 못했다.
샛별은 씩 웃으며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국을 떴다.
팔에 얼얼한 자국이 남았는데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참 씩씩했다.
그 친구는 머리카락이 길다.
이유가 있다 했다.
“어릴 땐 해볼 건 다 해봤거든요. 이젠 길러서 잘라 기부해요.”
헉, 너 누구니.
나는 그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굳이 ‘크리스마스 선물’의 주인공 같다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그 속 깊고 착한 마음은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저 바랄 뿐이다.
그 따뜻한 마음을 온전히 알아주는, 짚신 같은 사람이 어딘가 빨리 나타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