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사람들

7화 보약대첩

by 뚜르뚜르라이프


전화벨이 울린다

“별부장, 나야.

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특유의 짧고 강단 있는 말투,

하지만 그 속엔 사람을 챙기려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직원들 요즘 지쳐 보여.

기온도 많이 올라가고 더워지잖아 이때 몸을 잘 챙겨야 해

보약 좀 다려줘.

내가 재료는 확실히 준비할 테니

몸 좀 챙기자고.”

며칠 뒤,

별부장 집 대문 앞엔 산처럼 쌓인 약재 박스들이 도착했다.

황기, 오가피, 엄나무, 녹용…

게다가 “이건 나만 아는 약초야”라며 사장님이 직접 보낸

정체불명의 ‘산 비밀 재료’까지.

별부장은 팔을 걷어붙였다.

“그래, 이번엔 제대로 끓여보자.”

옛날 건강원 시절이 떠올랐다.

그땐 하루에도 보약을 몇십 포씩 다리던 시절이었다.

이제는 식당 주방에서 육수를 다리지만,

오늘만큼은 보약 마스터 별부장으로 변신이다.

아내가 조용히 다가와 묻는다.

“이걸 다 누구 주려고 그래요?”

“우리 직원들. 200명 분량이야.

이번엔 알바들도 빠짐없이.”

약탕기 10대가 동시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거실, 베란다, 심지어 욕실 앞까지

연기와 한방 냄새가 진동한다.

옆집 강아지가 기침을 할 정도였다.

아내는 한숨 쉬며 창문을 여는 척한다.

“이러다 집이 약방으로 오해받겠어요.”

별부장은 피식 웃는다.

“어차피 다 사람 살리자고 하는 일이잖아

일주일 밤낮을 다려 만든 보약은

한약박스에 곱게 담아

하나하나 매장으로 옮겨졌다.

팀장은 약포 한 팩을 들고 킁킁.

“이거, 냄새만 맡아도 몸이 좋아지는 기분인데?”

사랑이모는

“얼굴에 붙이면 주름도 펴질까?”라며

보약팩을 이마에 대보다가 웃음이 터진다.

그리고 다이 오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우리 회사, 가족 같아요.”

그 말에 샛별도 이모도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따뜻해.”

그날,

누구도 보약을 억지로 먹으라 강요하지 않았지만

다들 조용히 한 모금씩 마셨다.

쓴맛 속에 우러난 건 건강보다 더 깊은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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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면 병원 가지만,

마음이 다치면… 따뜻한 보약 한 잔이면 충분할 때도 있다.

별부장 집에서 피어오른 약탕기 연기처럼

우리 주방도, 때론 그런 따뜻함으로

숨통이 트인다.

사람도 보약이 된다.

정성껏 다려낸 하루하루가

서로를 더 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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