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장화 속 물고기
주방에는 언제나 위생모, 긴 앞치마, 빨간 고무장갑, 그리고 긴 장화를 신는다.
남녀 구분 없이 똑같이 입으니 멀리서 보면 누가 누군지 구별이 어렵다.
코로나 시절엔 마스크까지 써야 했으니, 눈만 보고 서로를 알아보곤 했다.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동선이 그려진다.
그 동선이 어그러지면 곧 혼란이 온다.
오늘도 이모들이 모여 동선 이야기를 나눈다.
샛별이가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하고 물으면, 언니들이 설명을 덧붙이며 의견을 보탠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지혜다.
그러다 간혹 동선이 꼬이거나, 실수로 장화 속에 물이 들어가기도 한다.
하루에 한두 번쯤은 꼭 있는 일이라, 누구도 놀라지 않는다.
필요한 건 양말 두 켤레뿐이다.
어릴 적 물가에서 놀다가 발을 풍덩 빠뜨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마다 친구들이 소리치며 “메기 잡았다!” 놀려대던 시절처럼.
오늘은 그 당첨이 내 차지가 되었다.
옥상에 올라 커피 한 잔을 들고, 햇볕에 젖은 발을 내어놓는다.
햇살은 따뜻했고, 마음은 가벼웠다.
토요일이라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