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사람들

퇴근길.....

by 뚜르뚜르라이프


오늘 하루도 큰 사고 없이 정해진 일정대로 무사히 끝났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간단히 인사를 건네고, 별부장은 퇴근길에 오른다.

어라, 오늘은 아직 해가 지지 않았네.
그럼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가볼까.

별부장은 자가용을 회사에 두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를 타는 것은 그의 작은 취미 중 하나다. 요즘 글쓰기에 푹 빠져, 사람과 사물을 유심히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예전에는 관심조차 없던 것들을 눈여겨보고 메모장에 적어 두는 일이 재미가 되어, 그는 자주 스마트폰을 연다.

버스를 기다리며 별부장은 괜히 궁상에 빠져든다.
“오늘은 뭔가 글이 나올 것 같은데… 뭐지, 이 느낌. 살짝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지는 이 감각을 말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네.”

마침 기다리던 115번 버스가 도착했다.
안에는 이미 충남대 학생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다행히 다음 정류장에서 제일 뒷자리가 비었다.
별부장이 가장 좋아하는 자리다. 그는 곧장 스마트폰 메모장을 켠다.

딱딱딱, 하얀 바탕 위로 글자가 새겨진다.

“버스의 제일 뒷자리는 관찰하기 좋은 명당자리다. 시대의 흐름을 누구보다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각양각색의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을 통해 유행을 알 수 있고, 가방에 매달린 인형들은 버스의 움직임에 맞춰 춤을 춘다.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온도, 선한 얼굴·무서운 얼굴·귀여운 얼굴… 그 다양한 표정들을 볼 수 있어 즐겁다. 간간이 들려오는 안내 방송은 자장가가 되어 단잠을 청하게도 한다. 그래서 나는 버스가 좋다.”

버스가 종착지에 닿고, 그는 승차벨을 눌렀다.
“오늘은 차가 막혀서 1시간 20분이나 걸렸네. 그래도 글을 썼으니 좋다.”

그날 밤 9시.
버스에서 느낀 글을 라디오 사연으로 보냈다.
밤에 하는 MBC 윤태진의 FM데이트.

라디오에서 자신의 사연이 흘러나오고, 가족과 함께 들을 때…
별부장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되어,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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