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독설과 쓴소리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다.
바로 ‘30분 타임’.
커피 한 잔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제일 좋은 자리에 앉는다.
펑 뚫린 하늘에 눈인사를 건네고,
주변 풍경도 한 바퀴 둘러본다.
그리고 오늘의 나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넨다.
늘 똑같아 보이는 옥상,
하지만 하늘은 매일 다르다.
맑은 하늘, 흐린 하늘,
비 내리는 하늘, 눈 내리는 하늘.
그날그날, 하늘이 마음에 스며드는 방식은 다르다.
오늘은 ‘독설’과 ‘쓴소리’의 차이를 생각해 본다.
독설은 상처를 남긴다.
비난하고, 비꼬고, 모질고, 날카로운 말.
그 순간 머릿속은 하얘지고
몸은 굳고, 동공은 커진다.
그건 나만의 반응이 아니다.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개 독설을 가장 자주 하는 이는 ‘상사’다.
“이 분야 내가 탑이야, 잘 알아들어 이것들아!”
개그 프로그램의 대사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그런 말투, 그런 태도의 사람들은 있다.
그 밑에서 일하는 이들의 몸짓을 본 적이 있다.
웃는 얼굴 뒤로 감춰진 떨림,
억지로 짓는 미소,
무언가 삼킨 듯한 눈빛.
그게 나에게 향한 말이 아니어도,
그들의 마음이 일그러지는 게 보인다.
그 상사는 말한다.
“난 감정 없다니까? 난 말하면 끝이야. 쌓아두지 않아.”
하지만,
받은 사람도 과연 똑같이 잊어버릴 수 있을까?
독설은 말하는 사람의 입에서 끝나지 않는다.
받는 사람의 가슴에 남는다.
하늘은 매일 다르다.
사람의 말도 매일 다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옥상에서
좋은 말과 좋은 생각을
가슴에 담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