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성장기
프로덕트 매니저 인턴으로 근무를 하면서 개발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걸 알았다. 회사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함께 일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드는 것 같다. 그래서 업무 외에 커리어 스킬을 성장할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니즈가 강해졌고, peter와 함께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개발은 peter가 맡아주기로 해서 나는 디자인, 기획을 맡게 되었다. 디자인은 대학생 때 이후로 해본 적이 없어서 걱정이 되었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사이드 프로젝트의 목표는 '일주일 동안 심리테스트 이용자 500명 만들기'로 잡았다. 비즈니스 모델은 생각도 안 했고, 우선 서로 합을 맞춰본다는 생각으로 집중할 것만 뽑아냈다. 중요하게 생각 한 건 '심리테스트 결과를 친구에게 공유하기', '실시간으로 심리테스트 이용자 수 집계하기(데이터가 고객에게 보이기)', '카카오 애드핏 추가하기' 이 세 가지였다.
어떤 내용이 가장 빠르게 구상이 가능하고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고민이 되어서 유튜브를 뒤져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최근 '메타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알고리즘이 많이 보여준 이유가 가장 큼) 여기서 메타인지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사람들이 심리 테스트를 하는 이유는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을 알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바로 실행으로 옮겼다.
메타인지를 예상하며 구상할 수 있는 질문은 많았다. 생각보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무수히 많고 여기서 내가 이걸 얼마큼 해낼 수 있느냐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콘셉트를 '작심삼일'로 잡았다.
우리는 단조로운 삶을 살기보다는 내일의 내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심리가 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고, 영어 공부를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상황을 설정하고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함으로써 멋진 내일의 나를 꿈꾼다.
본 테스트는 이런 마음을 아주 짧고 간결하고 보여준다. 5가지의 질문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참고한 것은 '미라클 모닝', 'To do List', 'TIL'이다.
[신경 썼던 것]
- 줄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단을 나눠 읽는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했다.
- 선택 문장은 2줄이 넘어가지 않도록 했다. 웹툰만 해도 3줄 이상 넘어가면 읽지 않게 된다.
기획이 마무리되고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다. '방구석 연구소'를 참고하여 이미지 및 페이지 레이아웃을 구성하게 되었다. 누를 때 버튼 형태가 어떤지, 그림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등등을 확인해 보며, 항목마다 그림이 있는 걸 고객이 선호한다는 걸 확인했다. 그래서 아이패드를 들고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질문과 그림을 보고 내 상황으로 연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 너무 추상적이어도 안 되고 공감이 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중 문항 4번째를 그림으로 표현하기가 가장 난감했었다. 어떤 식으로든 어렵게 보일 거 같아 글의 내용을 그대로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미지 완성 후 코드스테이츠 수료 이후로 한 번도 손대지 않았던 피그마를 이용해 와이어 프레임을 그렸다. 옛 기억을 되살리며 (사실 쥐어짜며) 더듬더듬 만들어 나갔고, 위 사진에서도 보이겠지만 페이지 별 텍스트 높이를 동일하게 맞추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 그래서 나중에는 peter가 맞춰서 수정해 주었다... 디자인에서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개발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발생한 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와이어 프레임을 그린 후 스크립트를 작성해야 했다. 배울 때는 '아 당연히 써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만들다 보니 뭘 써야 할지 몰라 계속 물어보게 되었다. '개발하려면 어떤 정보를 줘야 해?'라는 질문만 5번은 한 거 같다. 작성해야 했던 내용으로는 버튼을 눌렀을 때 색이 어떻게 변하는지, 디자인에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는지, 공유하기 버튼을 눌렀을 때 어디로 이동시킬 건지 등등을 작성했다. 작성 내용이 구체적일수록 기획의도와 가까워지고, 개발자도 질문을 여러 번 해야 하는 리소스를 줄일 수 있다.
[신경 썼던 것]
- 너무 쨍한 색을 사용하기보다는 파스텔 톤으로 사용할 것, 상황에 맞는 연상 색을 넣을 것
- 많은 색을 사용하지 말고 지정 색만 사용할 것
- 그림은 최대한 단순하게 그릴 것
빠른 개발(backend + server)을 위해 react + firebase를 도입했다. 사실 next.js를 해보려 했는데 생각보다 막히는 것들이 많아서 시간 관계상 포기했다. 간단한 작업이라 쉽게 쉽게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었다. 그중 가장 오래 걸렸던 건 배포였는데, firebase를 이용하려 했으나 코드 수정에 대해 반영이 안 되는 관계로 (내 실수일 수도 있지만) netlify로 배포하게 되었다.
그리고 코드 관리를 위해 github를 이용하려는 과정에서 회사 계정으로 셋업이 되어있었다. 개인 계정으로 세팅하는 게 쉬울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었다. 정확한 구분을 위해 따로 정리를 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카카오톡 공유 시 바로 공유한 사람의 결과가 나오게 하기 위해 react-router를 도입했다. 그런데 카카오톡 공유 링크 AP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떠서 원인을 찾아보았더니 카카오 디벨로퍼에 공유하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url을 등록을 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였다. 생각보다 단순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
[신경 썼던 것]
- 정해진 시간 안에 배포를 완료하는 것
약 36시간을 정신없이 달려 드디어 배포를 하게 되었다. 바로 오늘이 배포한 날이다. 주변 친구들에게 테스트를 권유해 보기도 하고,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일주일간 정말 500명의 이용자를 모객 할 수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과연 정말로 심리테스트가 같은 지인을 통해서 많이 퍼져나가는지도 볼 것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심리 테스트를 이용하길 기대해 본다.
약 일주일간 배포를 진행해보았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지인을 모아서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총 213명이 이용했고, 카카오 애드핏을 이용해 5일간 벌어들인 수익은 419원이 되었다. (작고 소중한 돈이다.) 이러한 결론으로 보았을 때, 심리테스트는 돈이 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아직 카카오 애드핏의 수익구조를 정확하게 모르겠다. 사람이 조금 들어왔을 때, 돈을 더 버는 경우도 있고, 사람이 많이 들어왔을 때 적게 버는 경우도 있다. 차차 알아갈 예정이다.
1) 피드백
지인에게 심리테스트를 배포하면서 다양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직관적이고 문항이 적을수록 좋아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심리테스트를 가볍게 이용하기보다는 진지하게 임하는 사람이 많았고, 적은 문항으로는 나를 판단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나랑 같은 사람이 많은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 것도 확인했다. 추측하건대, 내 개성을 알고 싶어서 했는데 알고 보니 흔한 사람에 불구했기 때문에 김이 빠진 게 아닐까 여겨진다.
2) 가설 검증
테스트 진행 전 러프하게 세 가지 가설을 세워보았다. 그중 '순수 지인을 통해서 바이럴이 가능한가'를 확인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심리테스트는 바이럴이 홍보의 주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항상 친구들이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심리테스트를 해보라고 권한다.)
첫 번째 가설인 지인 간의 공유하기를 통해 바이럴이 일어날 것이다. 이에 따른 결론은 '지인에게 홍보를 한다고 바이럴이 일어나지 않는다.'였다. 테스트를 하는 사람 중 공유를 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 꼴로 직접 부탁하지 않는 이상은 가볍게 사용하는 것에 그쳤다. 그렇다면 홍보 콘텐츠를 이용하면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테스트에서는 지인을 통해서가 아닌 순수 홍보 콘텐츠를 이용하여 확인할 예정이다.
두 번째 가설인 사람들은 문항이 짧고 빨리 끝나는 심리테스트를 선호할 것이다. 이에 따른 결론은 '직관적이고 짧은 문항은 선호하다 질문지가 적으면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느낀다.'였다. 앞서 말했듯이 이용자는 테스트를 진지하게 임한다. 자신의 메타인지와 관련이 돼있어 그럴 수다 있다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이는 좀 더 진행을 해보고 왜 진지하게 임하는지를 판단해봐야겠다.
세 번째 가설은 사람들은 서로 간의 심리테스트 순위를 궁금해할 것이다. 이에 따른 결론은 '순위는 신경 쓰지 않지만 비슷한 사람이 얼마큼 있는지는 궁금해한다.'였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얼마큼 있는지 나는 얼마나 흔한 사람인지를 확인한다. 글보다는 전체 퍼센트로 나와있는 숫자를 신경을 많이 쓴다.
1) 기획 회고
명확한 고객 유입 경로를 알아야 제대로 홍보할 수 있다.
초기 사용자를 모객 하는 게 힘들었다. 있는 지인 없는 지인을 모두 끌어다가 요청하게 되었고, 일정 시간대에 급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 이후로는 사용자가 저조한 것을 확인했다.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려운 상태에서 어디서 유입이 된 건지 확인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나 우리가 제작한 프로덕트는 유입경로 확인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별도로 확인 방법을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확인이 어려웠다.
인사이트 : 어떤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것인가가 명확해야 한다. (타깃이 올바르게 선정되어 있어야 함)
생각보다 지인의 도움을 받기가 어려웠다.
가벼운 심리 테스트이기 때문에 허울 없이 해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확인도 안 하는 지인이 있었다. 1000명 넘게 친구인 페이스북에서 반응은 저조했다. 그렇지만 어디로 뻗어 나갔는지에 대한 확인은 미비해서 단정할 수는 없다. 인스타그램은 정보를 확실하게 볼 수 있어 사람들의 반응을 빠르게 데이터화 하여 볼 수 있다. 40대 1의 확률로 해당 링크를 접속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 : 생각보다 광고를 클릭하는 사람이 있긴 있다. 아주 소수지만.
광고를 클릭하는 사람이 있어서 신기했다.
기존 심리테스트는 광고가 난무하여 이곳저곳에 넣는 걸 자제하자 했지만 작은 배너를 눌러본다는 게 흥미로웠다. 다음 심리테스트에서는 광고를 여러 개 붙여볼까 생각도 들지만 아직은 내키지 않기 때문에 두번째 실험에서 클릭 수를 확인해 본 후 도입할 것 같다.
2) 개발 회고 (짧음 주의)
생각보다 유입이 없어서 속상했다.
카카오 공유 링크에 사진이랑 서브 텍스트 입력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다.
다음에는 꼭 next.js를 써봐야겠다.
음악 같은 것도 넣는 기획이 있었으면 좋겠다 → 몰입도
작심삼일 심리테스트 링크 : https://jaksimsamil-survey.netlify.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