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친해지는 중입니다

소소하게 칭찬하기

by 낭만팔레트

한 유튜브 채널에서 "식사는 하셨어요?"라는 호스트의 질문에 "아침마다 와이프한테 욕먹느라 배불러요"라고 웃으며 대답하는 장면을 보았다. 한국어에는 유난히 먹는 행위와 관련된 표현이 많은 편인데 새삼 욕도 '먹는다'라고 표현하는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왜 한국 사람들은 욕을 먹으면 배가 부르다고 하지? '먹는 것'이라서 '배가 부르다'로 이어지는 단순한 원리인 걸까? 문득 이유가 궁금해져서 검색해 봤으나 명쾌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누군가 정확한 유래를 안다면 나에게도 알려주기를.


'욕먹는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사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칭찬'에 관한 내용이다. 언어를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긍정적인 언어가 한 사람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꽤 진지하게 동의하는 편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과유불급이라고 의미 없이 칭찬만 남발하는 것을 긍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스스로를/서로를 칭찬하는 순간들이 쌓이다 보면 그 순간들이 모여 내가/상대가 보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고 싶다.


"아까 그 말 좀 멋지더라. 나도 모르게 메모했잖아"

"아니 발표를 왜 이렇게 잘해요? 귀에 쏙쏙 들어오던데?"

"사진 정말 잘 찍는다~실제보다 더 맛있어 보여"

"회식 메뉴 센스 있게 잘 골랐다 깔끔하고 맛있네"

"그때 추천해 주신 가게 다녀왔는데 정말 괜찮던데요? 감사해요"

"이거 자료 한참 찾았는데 검색어 어떻게 넣으신 거예요? 대단하다"

"안 그래도 오늘 지각할까봐 급하게 나오느라 아무것도 못 먹었는데 덕분에 당 충전 잘했어요"

"저 카페인 못 먹는 거 기억해 주신 거예요? 너무 감동이다"

"글씨 예쁘게 쓰는 사람 정말 부러워요"

"너는 꼭 해낼 줄 알았다니까. 친구로서 정말 자랑스럽다"

"발 빠르게 움직여준 덕분에 일이 더 커지지 않고 잘 마무리되었어요 너무 고마워"


누군가로부터 들었던, 듣고 싶은, 언젠가 해주었던, 해주고 싶은 칭찬의 말들이다. 하나하나 적고 보니 정말 사소한 내용들이지만 읽으면서 왠지 으쓱해지는 건 나뿐만이 아니리라.


나에겐 아직 두 돌이 되지 않은 쌍둥이 조카가 있다. 이 친구들을 대할 때면 정말 사소한 것들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는 단어가 하나 더 늘었다고 칭찬하고, 밥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고 칭찬하고, 잘 웃는다고 칭찬하고, 키가 한 뼘 더 자랐다고 칭찬하고, 넘어져도 씩씩하게 잘 일어났다며 칭찬하고, 새로 사 준 옷이 잘 어울린다고 칭찬하고. 아이들이 다 기억하진 못하겠지만 나로서는 부디 나의 작은 친구들이 칭찬의 말을 골고루 많이 먹고 무럭무럭 건강하게 커 주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꼭 지어낼 필요는 없다. 그저 눈에 보이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말해주기만 해도 알아봐 준 그 마음이 고마운 법. 칭찬 뭐 별거 있나. 칭찬도 욕도 관심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임을 우리 모두 은연중에 알고 있다.


우리 이젠 먹고 배부른 거 말고 칭찬 먹고 배부른 거 어때요? 나를 알아봐주는 그 마음들이 모이면 때로는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를, 너를 칭찬한다. 그렇게 우리는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친해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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