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무게(デマ)

2025. 11.11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산케이신문을 읽고

by 낭만팔레트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뜻이다. 말 한마디에도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의 의미로, 오늘날에는 특히 온라인상의 악성 댓글 문제를 지적할 때 자주 인용된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폭력보다, 보이지 않는 말의 돌멩이가 더 깊게 사람을 해칠 수 있음을 우리는 종종 잊는다.


이 표현이 떠오른 것은 11.11자 일본 신문 사설을 읽고 나서였다. 여러 신문이 정치단체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NHK から国民を守る党)'의 당수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명예훼손 혐의로 체포된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사건의 주요 키워드는 デマ였다. 독일어 Demagogie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대중의 감정을 자극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을 이끄는 '정치적 선동'을 뜻한다. 이번 사건의 중심인물인 다치바나 다카시 용의자는 한 정치인을 겨냥해 허위 사실과 비방을 퍼뜨렸고, 그 여파로 악성 댓글이 폭주해 결국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일본 언론이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정치인이 체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주목하는 이유다.


마이니치신문

デマ や中傷で人々をあおり、人権を踏みにじる行為は許されない。

유언비어와 비방으로 사람들을 선동하여 인권을 짓밟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

아사히신문

誰もが気軽に意見や思いを発することができる時代だからこそ、事実を確認し、人権を考えながら冷静に行動する必要がある。

누구나 가볍게 의견이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사실을 확인하고, 인권을 생각하며 냉정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요미우리신문

人を傷つける言葉の暴力は犯罪に当たる、という認識を社会で共有すべきだ。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언어의 폭력은 범죄에 해당한다는 인식을 사회가 공유해야 한다.


이 가운데 마이니치신문 SNS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조회수가 많을수록 광고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 속에서 게시자들은 자극적 콘텐츠로 눈길을 끌려하고, 그 과정에서 허위정보나 비방글이 손쉽게 퍼진다는 것이다. 클릭과 조회수의 논리가 만들어낸 구조 속에서, 우리는 '더 큰 자극'을 소비하고 생산하며 누군가의 삶을 가볍게 희생시킨다.


아사히와 요미우리 등 다수의 신문은 "허위 정보를 퍼뜨린 정치인뿐 아니라, 그 발언에 안일하게 동조하거나 확산에 가담한 SNS 이용자들 역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심코 던진 돌'의 무게를 직시하라는 일종의 사회적 경고로 보인다.


오늘날 우리는 사실과 허위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 이미지가 실제 사진인 것처럼 유통되고, 한 정치인의 영상 발언이 '사실'처럼 소비된다. 사람들은 확인보다는 확산에 익숙하고, 의심보다는 공감의 속도에 휩쓸린다. 그렇게 무심코 던진 돌멩이들이 쌓여 돌무더기가 되고, 결국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한 누군가는 스스로 삶을 내려놓는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허위사실이라도 '사실이라고 믿을만한 이유'가 인정된다면 성립되지 않는다고 짚으며, 수사기관의 역할은 '무분별하게 확산된 정보가 허위사실임을 밝히고 진실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모든 허위가 밝혀진다 해도 이미 잃은 생명은 돌아오지 않는다.


일본 형법 제230조(명예훼손)

1 공개적으로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그 사실 유무에 관계없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에 처하거나 50만 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사망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한 경우에 한하여 처벌한다
(名誉毀損)
第二百三十条 公然と事実を摘示し、人の名誉を毀損した者は、その事実の有無にかかわらず、三年以下の懲役若しくは禁錮又は五十万円以下の罰金に処する。
2 死者の名誉を毀損した者は、虚偽の事実を摘示することによってした場合でなければ、罰しない。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우리 사회가 보다 건강하게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아사히신문의 말처럼 "사실을 확인하고 인권을 생각하며 냉정하게 행동하는 태도"일 것이다.


"이 정도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시작된 말 한마디가 되돌릴 수 없는 비극이 되어 돌아왔을 때, 우리는 과연 무엇으로 책임질 수 있을까. 돌을 던지기 전에 멈추는 용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그 단순한 절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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