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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체육샘 Jul 24. 2023

또 가요?

여자들도 자꾸 갑니다.

아니! 또 가요?

인터뷰 내용을 다시 듣다가 보면

내가 유독 많이 하는 말이다.

아니 도대체 자꾸 어디를 그렇게 가는거냐면

운동을 하러 간다는 말이다.

내가 가면 참 좋겠지만...

여자 체육 선생님들 이야기다.


나는 최근에 

여자 체육교사들이 모여서 팀스포츠를 하는 곳에

인터뷰를 다니고 있다.


체육 선생님이라고 

모든 운동을 다 잘하고 다 잘 지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건 남자, 여자 체육 선생님의 구분이 없다.


무엇보다 정규 학교 체육수업이 아니라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 출전하게 되면

학교에서 시합에 출전할 학생들을 꾸려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 경기를 해야한다. 

정식 구장, 규칙, 심판...

그래서 체육 교사는 그 종목의 감독이자 코치가 된다.


좋아하고 잘 하는 종목을 지도하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대개 의지와 상관없는 종목을 맡게 된다.

전임 선생님이 지도 했던 종목.

정작 본인은 한번도 경기를 뛰어보지 못한 종목.


시합장에서 아는 것 없고 무력한 자신

지도력 없는 무능한 자신을 직면하고 난 후

그것을 깨부수고자 

직접 그 종목에 입문하는 여자 체육 선생님들이 많이 있다.


밖에서 배운걸 학교에서 가르쳐보고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시합에 나가본다.

기본기도 부족하고 전술도 모르는 초보시절을 거치며

동시에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지도해보고자 고군분투한다.

교학상장을 거듭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교사도 학생도 함께 배우고 성장하게 된다.


재밌어진다.

하루, 이틀, 사흘...

점점 레슨, 동호회, 시합에 나가는 횟수가 늘어난다.

일상의 언어에 그 종목에 쓰는 용어, 은어를 쓰기 시작한다.

본인이 맡은 일을 잘 하려고 했을 뿐인데

삶이 되어간다.

그래서 또 간단다.


네,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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