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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체육샘 Aug 18. 2023

느린 우체통 같은 체육

언제 도착하는 지는 모릅니다.

엽서 한 장을 받은 날이 있었다.

몇 해 전

여행 중 느린 우체통에

엽서를 써서 넣은 적이 있는데

그게 도착한 것


보내면서 이게 과연 올지

의심도 됐지만

일단 써서 우체통에 넣는 정도의 정성은

여행에서 필수아니던가

보내니까 어쨌든 오더라


체육을 하고 가르치면서도

어느날은 의심을 품기도 하고

때로는 기대감, 조바심을 내기도 하지만

일단 수업을 열심히 하는 정도의 정성은

교사의 의무아니던가

열심히 하면 어쨌든 변하긴 하더라


대신 내가 기대하는 시간에 오지 않는걸 보면

이것 또한 느린 우체통 같은 것


체육 수업의 질이 갑자기 확 올라간다거나

아이들이 갑자기 체육을 좋아하고 잘 한다거나

그런 갑작스런 변화는 사실 없고

갑갑한 상황들이 계속 되긴 하나


리들의

육은 언젠가

한다


는 마음을 가지고

느린 우체통에 언제 올지 모를 엽서 한장을

넣어간다는 생각으로

오늘 하루도 뭔가를 끄적여 넣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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