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하던 너에게〉

by 이혁

“괜찮아.”

우리는 너무 자주, 너무 쉽게 그 말을 한다.

진짜 괜찮아서가 아니라,

누군가 걱정할까 봐,

지금 이 마음을 설명할 힘이 없어서,

그리고 그 사람이 더 이상 물어보지 않기를 바라서.


회사에서, 학교에서, 모임에서,

어느 날은 친구들 사이에서 웃고 있다가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 지금, 진짜 괜찮은 걸까?”

그 순간 가슴 어딘가가 싸하게 식어간다.

그리고 아무 일 없는 척,

물 한 모금 삼키듯 감정을 삼킨다.


누구나 그런 날이 있다.

딱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유난히 텅 빈 느낌이 드는 날.

잘 웃고, 잘 말하고, 일도 무난히 해냈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괜히 눈물이 고이고,

문 앞에 서서 한참 동안 문고리를 잡은 채 서 있는 날.


나는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다그쳤다.

“다들 버티고 살아. 너만 힘든 거 아니야.”

근데 그 말, 어쩌면 가장 잔인한 말이었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척하면서

내 아픔을 무시하는 말.

결국 아무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아서

나조차 나를 외면한 말.


지금도 어딘가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

하루를 넘기는 누군가가 있을 거다.

그 사람에게 나는 말해주고 싶다.


“괜찮지 않아도 돼요.”

조금 느려도 괜찮고,

조금 더 아파도 괜찮고,

조금 멈춰 있어도 괜찮아요.


우리 인생은 성적표처럼 누가 앞서고 누가 뒤처지는 게 아니라

그저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방식으로,

버티고 있는 것 자체가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니까.


괜찮다는 말 대신

그냥, “오늘 수고했어”라는 말이

어떤 날엔 더 깊은 위로가 되기도 하니까.

당신도 오늘,

충분히 잘 살아냈어요. 정말로.


매거진의 이전글〈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