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무일푼 세계일주
2024년 12월 21일 토요일
'일기는 마음을 새롭게 한다'고 네가 말했었던 것 같아.
그래서 나도 곧 새해니까.. 꼭 내년부터는 일기를 쓰겠다고 다짐했어.
교보문고에 가서 고급 원단으로 만들어진 다이어리도 몇 권 잡아보기도 하고,
내가 수험생 때 애용했던 시그노 볼펜도 꺼내어 테스트지에 휘갈겨보았단 말야.
그런데.. 일기를 작성하려고 대단한 마음을 갖고, 돈을 쓰려 하니 너무 부담이 되더라고.
그래서 아무것도 사지 않고 이렇게 컴퓨터를 켜서 글을 남겨봐.
힌, 이 일기는 너를 생각하며 쓰려고 해.
뭐랄까 혼잣말 하며 적는 일기보다는.. 친구에게 전하는 방식이 더 의미가 깊을 것 같아.
한때 가장 친했던 친구였던 너를 선택했어. 네가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한데?
우선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어.
음.. 뭐부터 얘기해줄까? 너였다면 분명 '킴, 나쁜 소식부터' 라고 말했겠지?
나쁜 소식은, 직장에서 '희망 퇴직'을 권고받았다는 거야.
참 웃긴 건 분명 강제로 짤린 건데.. 회사라는 게 잔인하게도 '희망'과 '권고'라는 표현을 좋아하더라고.
이제 3년 차에 접어든 내가 가장 만만했던 건지.
나름 대기업이라고 떵떵거리던 시절도 다 지나가고, 나는 다시 백수가 됐어.
그런데 다시 취업 준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아.
왜일까? 취업을 해서 다른 기업에 들어가도 인생이 변할 것 같지 않거든.
그래도 좋은 소식은 모아놓은 돈이 많다는 것,
그래서 이 돈으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부터 먼저 해보려고 해.
여행이나 가볼까 하는데... 좋은 여행지가 있나 추천해줄 수 있어?
재취업은 (아니면 전문직 시험 준비를 할지도 몰라) 천천히 생각해보게.
아무튼, 또 일기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