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과 이상 사이의 도전
오늘 우리가 살펴볼 기업, 뉴 시즌스 마켓(New Seasons Market, 이하 NSM)은 단순한 지역 식료품 체인을 넘어섭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깊이 뿌리내린 이 기업은 '커뮤니티', '지속가능성', '진보적 가치'라는 독특한 조합을 전면에 내세우며 성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성장의 이면에는 외부 자본 편입, 노동 문제, 그리고 창업 초기 가치 유지라는 쉽지 않은 과제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본 분석은 NSM이 어떻게 '로컬'과 '가치'를 집적하여 독특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 했는지, 그리고 스케일 확장과 외부 환경 변화 속에서 그 본질을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도전인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1999년 혹은 2000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브라이언 로터(Brian Rohter), 스탠 에이미(Stan Amy), 척 에거트(Chuck Eggert)라는 세 명의 식품 산업 베테랑에 의해 NSM은 설립되었습니다. 이들의 핵심 사명은 명확했습니다: "음식을 통해 커뮤니티를 구축한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촉진한다", 그리고 "진보적인 직장 환경을 유지한다"는 것이었죠. 창업 초기부터 이들의 기업가 정신은 남달랐습니다. 2001년까지 5개 매장을 열겠다는 야심 찬 성장 목표를 세웠고, 초기부터 세후 이익의 10%를 지역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했으며, "더 파인 프린트(The Fine Print)"라는 구체적인 서비스 기준을 통해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NSM은 주류 대형마트나 다른 자연식품 전문점과 구별되는 몇 가지 핵심적인 차별화 포인트를 구축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제품 구성: 대부분의 자연식품 매장과 달리, NSM은 일반 슈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대중적인 브랜드 제품과 유기농 및 자연식품을 함께 취급하는 독특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했습니다. 매장 제품 구성의 약 2/3는 자연 또는 유기농 제품이고, 나머지는 일반 브랜드 제품으로 채워져, 소비자들이 한 곳에서 다양한 쇼핑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강력한 지역 생산자 연계: 제품 구성의 약 11%가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채워지며, 이는 지역 생산자와의 강한 연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특히 "파트너 브랜드(Partner Brand)" 프로그램을 통해 500마일 이내에서 생산된 지역 제품을 우선적으로 선보이고, 소규모 및 소외 계층 기업가와의 협력을 강조합니다.
커뮤니티 허브로서의 매장: NSM의 각 매장은 단순한 상품 판매 공간을 넘어, 그 지역의 문화와 특성을 반영하여 독특하게 디자인됩니다. 이를 통해 매장이 지역 주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커뮤니티 허브로 기능하도록 유도합니다.
고객 서비스 중심: "마을에서 가장 친절한 가게(friendliest store in town)"라는 목표 아래, 계산대 대기 시간 관리 등 세심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NSM은 설립 초기부터 포틀랜드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인지도를 높여갔습니다. 2008년에는 9개 매장과 약 1,800명의 직원으로 성장했고, 2013년 11월에는 15개 매장과 3,000명의 직원을 보유할 정도로 확장되었습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외부 자본 유치가 필연적이었지만, 이는 NSM의 정체성에 미묘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2009년(또는 2013년 투자 유치 관련) 사모펀드인 인데버 캐피털(Endeavour Capital)이 NSM에 투자하며 대주주가 되었습니다. 같은 시기인 2013년에는 캘리포니아 기반의 뉴 리프 커뮤니티 마켓(New Leaf Community Markets)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을 꾀했습니다.
2019년 말, NSM은 대한민국 유통 대기업 이마트(E-mart)의 자회사인 굿 푸드 홀딩스(Good Food Holdings)에 인수되었습니다. 이 매각은 기존의 확장 계획(예: 시애틀 신규 매장 계획 철회 및 기존 매장 폐쇄)에 영향을 미쳤으며, NSM의 "지역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인수 이후, NSM은 기업의 사회적 사명과 B Corp 표준을 유지하기 위해 미션 자문위원회(Mission Advisory Council)를 설립했다고 밝혔습니다.
"진보적인 고용주"를 표방했던 NSM에게 노동 문제는 지속적인 도전 과제가 되었습니다.
2017년부터 직원들의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2022년에는 독립 노조인 뉴 시즌스 노동조합(NSLU)과 전국식품상업노동조합(UFCW) Local 555를 중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본격화되었습니다.
회사는 이에 노조 결성 반대 전문 컨설팅 회사(Cruz and Associates)와 로펌(Ogletree Deakins)을 고용하며 대응했고, 당시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노조가 "불필요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국립노동관계위원회(NLRB)는 NSM이 직원들에게 노조 결성 시 불이익을 암시하는 등 부당 노동 행위를 했다고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2024년 11월(추수감사절 전날)과 2025년 2월에는 파업이 발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NSM이 추구하는 진보적 가치와 실제 운영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는 사건들이었습니다.
NSM은 포틀랜드의 노스 윌리엄스(North Williams)나 세인트 존스(St. Johns)와 같이 역사적으로 흑인 및 노동자 계층이 거주하던 지역에 매장을 열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을 유발하거나 기여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NSM의 전 매장 개발 책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가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 중인 지역을 의도적으로 타겟으로 삼았으며, NSM의 입점이 종종 해당 지역의 임대료와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겨 그 과정에 기여했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NSM은 몇 가지 핵심적인 경쟁 우위를 통해 차별화된 시장 지위를 구축하려 했습니다.
NSM은 2013년 6월, 전 세계 식료품점 중 최초로 B Corp 인증을 받으며 사회적, 환경적 성과에 대한 약속을 공식화했습니다.
초기 B Impact Score는 매우 높았으나(2013년 120.5점), 이후 하락하여 2021년에는 80.4점까지 근접했다가 최근(2024년 기준) 81.7점으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B Corp 인증은 가치 지향적인 소비자와 직원을 유치하는 데 기여하지만, 동시에 높은 윤리적 기준을 요구받기에, 만약 회사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인식될 경우("B Corp의 역설")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 됩니다.
NSM의 가장 강력한 경쟁 우위 중 하나는 지역사회와의 깊은 연계성입니다.
광범위한 지역산 제품 소싱: "파트너 브랜드" 프로그램을 통해 전체 제품의 81~82%를 지역(500마일 이내)에서 조달하며, 이는 지역 농부, 목장주, 식품 제조업체와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합니다.
지역 생산자 직접 지원: "파트너 펀드"를 통해 전통적인 은행 대출이 어려운 소외 계층 사업가들에게 소액 대출을 제공하고, 재생 농업 프로젝트를 위한 "리스토어 NW 보조금(Restore NW Grant)"도 운영합니다.
수익의 지역사회 환원: 창립 초기부터 약속한 **세후 이익의 10%**를 지역사회에 기부해 왔습니다. 2000년부터 2021년까지 누적 기부액은 650만 달러 이상이었으며, 연간 자선 기부금은 2019년 약 39만 4천 달러에서 2023년 및 2024년에는 약 86만 달러 이상으로 보고되었습니다. (2024년에는 목표에 미달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정책 옹호 활동: 과거 최저 임금 인상, GMO 표시제, 결혼 평등 지지 등 지역사회의 중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도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NSM의 핵심 가치 제안은 단순히 식료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지역 식품 생태계의 최고 결과물들을 선별하고 집적하여(Aggregating), 이를 가치 있게 여기는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원스톱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이는 전국 단위 대형 체인들이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깊이 있는 지역 밀착성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입니다.
NSM은 현재 세 가지 상충될 수 있는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삼중고(Trilemma)'에 직면해 있습니다.
독특하고 가치 중심적인 브랜드 정체성 유지 (B Corp, 로컬 우선, 진보적 가치).
기업형 소유 구조 하에서 요구되는 재무적 성과 및 성장 달성.
노동 관계, 공급망 관리, 경쟁 심화 등 운영상의 복잡성 관리.
노동 분쟁 등으로 손상된 직원 및 일부 고객층과의 신뢰 회복.
B Corp 점수 하락과 노동 문제 등으로 인해 제기된 B Corp 약속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 해소.
"지역 우선" 모델의 핵심 매력을 희석시키지 않으면서 스케일을 확장하고, 동시에 균일화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의 본질적인 어려움.
특히 노동 관계와 B Corp 성과 측면에서, 공언한 가치에 대한 명확하고 가시적인 재헌신.
젠트리피케이션 비판에 대응하여, 진출하는 지역사회에 진정으로 기여하고 상생할 수 있는 "포용적 지역주의(inclusive localism)" 모델 구축.
굿 푸드 홀딩스의 지원을 안정적인 운영 기반으로 활용하되, NSM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요인인 지역적 자율성과 브랜드 차별성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강화하는 것.
뉴 시즌스 마켓의 여정은 사명 중심 기업이 어떻게 진화하고 도전받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사례 연구입니다. 창립 이상과 경쟁적인 대규모 식료품 사업의 현실 사이의 긴장감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장기적인 존립과 성공을 결정할 것입니다. '로컬의 집합체'라는 가치 제안은 강력한 차별화 요소임이 분명하지만, 그 근간을 이루는 신뢰와 가치가 온전히 유지될 때만이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NSM의 앞날은 이러한 복잡한 방정식의 해법을 찾는 과정 그 자체일 것입니다.
※ 이 글은 Google Gemini, Chatgpt, Genspark 등 인공지능과 함께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