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ook lilla
Apr 21. 2023
체육 교과는 건강, 도전, 경쟁, 표현, 안전 단원으로 나눠진다. 4학년 체육 도전 단원에는 매트운동으로 구르기, 옆돌기가 있고, 평균대 운동, 뜀틀 운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어 그대로 아이들에게 도전이 필요한 활동이다.
지금 4학년 아이들은 1학년때부터 코로나를 온전히 겪은 학년이다. 요즘 아이들은 운동이나 활동을 많이 하기가어려운 환경이다. 지금 4학년 아이들은 코로나로 인하여 학교에서도 체육을 비롯한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하고, 3년 내내 원격수업을 주로 하였다.
올해부터는 그나마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아이들과 체육시간마다 즐겁게 몸으로 부대끼고 있다. 조금이라도 아이들의 체력증진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매일 줄넘기를 5분 정도 하면서 준비운동 겸 체력운동으로 하고 있다. 물론 교육과정 계획에 준해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3월 한 달, 4월 초 까지는 기초체력을 다지고,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여가운동, 민속놀이,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중심으로 수업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4월 초부터 도전 단원의 매트운동으로 앞 구르기, 뒤구르기를 하였다. 태권도 학원이나 기타 타 학원에서 조금 배운 아이들을 제외하곤 정말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하였다. 생각보다 구르기를 해본 아이들이 많지 않았다. 예전에야 서로 부대끼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놀이도 많이 해서 구르기는 일상이었으나 스마트폰 세대의 아이들은 구르기는 정말 용기를 필요로 하는 도전인 것 같다.
영상으로도 보고 시범 활동으로도 보여주고 친구들이 활동하는 것을 무수히 보았지만 매트 위에서 구르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쩔 줄을 몰라하는 아이들도 있다. 지금은 아이들 활동을 보조하기 위해 아이들 몸에 터치하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에 옆에 같이 준비자세를 취하고서 구르는 시늉을 한다. 한 학급의 3-4명 정도는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하고 도전을 포기한다.
어떤 아이들은 한참을 주저하다가 어렵게 용기를 내어 기꺼이 몸을 던진다. 쉼호흡을 하고 용기를 내어 내가 가르쳐준대로 머리를 숙이고 구른다. 구르기에 성공한다. 나도 기뻐서 박수를 치고, 친구들도 함성을 지르면서 해냈다고 박수를 쳐준다. 정작 본인은 예상을 못한 성공을 해서인지 한 동안 멍하니 서있다 친구들의 함성소리에 멋쩍은 지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로 돌아간다.
누군가에게는 쉽게 할 수 있는 일 일수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말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들과의 수업을 통해 새삼 깨달았다. 나는 기꺼이 용기를 내어 도전을 해본 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