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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lilla Apr 11. 2023

색판 뒤집기 활동

아이들의 집중력에 놀라다

올 해는 4학년 체육 교과를 전담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3학년 과학 교과를 전담했었다. 작년 아이들을 또 만나게 되었다. 어떤 아이들은 여전히 과학 선생님으로 부르기도 했고, 또 어떤 아이들은 섞어서 과학과 체육을 섞어서 과육 선생님으로 부르기도 했다.


과학은 주로 과학실에서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업은 편하다. 체육은 활동이 많고 수업 장소도 강당, 다목적실, 운동장 등 여러 장소에서 수업을 해야 되고, 수업 준비도 혼자 해야 하니(과학 실험 준비는 과학 실무사가 별도로 준비를 해준다) 힘들다. 한 가지 좋은 점은 아이들이 수업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때론 너무 적극적이어서 힘들기도 하다. 과학시간에는 종이 치면 바로 교실로 갈 준비를 하는데, 체육시간에는 쉬는 시간도 필요없다고 한다.

얘들아,  선생님은 쉬어야 해

학기 초에 체력 관련 단원이 있어서 수업을 준비하다가 순발력과 지구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으로 색판 뒤집기 활동을 생각했다. 다목적실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일반 교실 크기로 다양한 활동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다목적실은 일반 교실에 책상만 치운  상태이다. 그래서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제기차기, 비사치기 등 민속놀이와 색판 뒤집기 활동 같은 간단한 횔동을 하기에 적당했다.


색판 뒤집기 활동을 생각했던 또 하나의 계기는 넷플릭스에서 '피지컬'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서였다. 색판뒤집기는 체육대회나 교실체육시 많이 하는 활동 중의 하나이나 아이들과 활동해 본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았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에서 색판뒤집기로 피지컬을 경쟁하는 선수들의 활동이 인상적이었다. 색판 뒤집기는 재미있는 놀이로만 생각했었는데, 프로그램을 통해서 꽤 운동이 되는 활동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이지만 빨간색판 25개, 파란 색판 25개를 준비해 두었다. 공간이 좁다 보니 남, 여 따로 경기를 준비했다. 남자 2개 조 경쟁, 여자 2개 조 경쟁, 시간은 1분 30초, 정해진 시간 내에 많은 색판을 많이 뒤집는 쪽이 이기는 경기이다.


경기 시작 음을 울리자마자 아이들이 민첩하게 움직였다. 조금 과장하면 정말 불꽃이 튀었다.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새삼 아이들의 에너지 놀라게 되었다. 무릎을 대고 뒤집고 다니다가 무릎이 까진 아이, 너무 열심히 뒤집다가 손가락 끝이 벗겨진 아이, 정말 전쟁터 같았다. 이 활동에서 1분 30초는 생각보다 길었다. 30초가 넘어가면서부터는 끈기와 지구력으로 버텨야 한다. 간간이 힘에 부쳐 잠시 쉬는 아이도 몇 있었지만,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끔 아이들의 잠재력에 놀라곤  한다. 아이들은 무서운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학교 수업현장에서는 종종 잊어 먹고서는 아이들을 다그치는 때가 종종 있었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다시 한번 아이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었지.' '내가 이런 아이들의 능력을 끌어내지 못했을 뿐이야.'라고.


나는 최근에 이렇게 무언가에 몰입했던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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