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첫 장 첫 페이지(이 책은 쪽수가 적혀있지 않음)
"여우 아저씨는 책을 좋아했어요. 좋아해도 아주 많이 좋아했어요. 그래서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소금 한 줌 툭툭 후추 조금 꿀꺽 먹어치웠지요. 이렇게 여우 아저씨는 책에서 지식도 얻고 허기도 채울 수 있었어요. 하지만 여우 아저씨는 워낙 식성이 좋아서 먹어도 먹어도 여전히 배가 고팠어요."
윗부분에서는 특히 다 읽고 나서 소금 한 줌 툭툭 후추 조금 꿀꺽 먹어치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책을 읽을 때는 자신만의 생각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 아닐까? 나는 내 입맛에 맞게 먹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먹었느냐에 관심을 많이 두고 먹었던 것 같다. 내 입맛에 맞추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맛있다고 한 책을 먹고 나서는 '그래 맛있네.' 또는 '어, 이 맛은 아닌 것 같은데' 정도로 반응을 했던 것 같다.
두 번째 장
"... 그런데 이걸 어쩌죠? 뱃속에 책을 쏘옥쏙 집어넣으면 넣을수록 먹고 싶은 마음도 쑤욱쑥 더 자라났어요."
뱃속에 책을 집어넣을수록 먹고 싶은 마음도 쑤욱쑥 자란다는 부분이 더욱 와닿는다. 나도 한 때는 그럴 때가 아주 잠시 있었는데, 그때가 그립다. 요즈음은 거의 집어넣지 않아서인지 별로 책을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다시 충전을 해서 책 먹을 준비를 해야겠다. 한 동안 거의 집어넣지 않아서 만만치는 않겠지만 지금 집어넣지 않으면 영영 못 넣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부분, 책 먹는 걸 좋아하던 여우가 도서관에서 책을 먹다 출입금지를 당하고, 길거리 다니면서 광고지, 신문을 먹다가 소화불량 등의 어려움을 겪다가 서점을 털게되고, 이 일이 들통나 급기야 감옥에 가게 된다. 감옥에 가서도 독서 금지를 당하게 된다. 이 절박한 상황에서 그 동안의 독서량을 활용해 직접 글을 쓰기시작한다. 여우의 글은 교도관을 감동시키고, 교도관은 출판사를 차려 소설가로 성공시킨다.
마지막 장면을 읽으면서 나의 글쓰기가 생각났다. 대학 때 읽은 책 중에 '시란 감정의 넘쳐 흐름'이란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글쓰기도 책을 많이 읽고, 경험이 넘쳐나면 자연스럽게 글이 되고, 그런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한다.
초등학교 3학년때인가? 처음 글쓰기에서 상을 탔던 적이 있다.(이 상이 초등학교 처음이자 마지막 상이기도 했다.) 정확하게는 독후감이었던 것 같다. 방학 때 나는 외갓집에 갔다가 외가 친척 집에서 책을 한 권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독후감도 막힘없이 썼던 것 같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고전의 향기' 이런 느낌이 나는 책이었다. 책에 대한 느낌이 충만했고, 이 충만한 느낌이 글로 이어졌다.
이랬던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금도 여전히 책을 읽고 독후감 형태의 글을 쓰고 있고, 여전히 고전의 향기?에 취해 있다. 이 글의 여우만큼 먹지는 않았지만 먹을려고 많이 사모으고, 책에 대한 욕심은 여우못지 않았던 것 같다. 여기까지의 행보는 여우랑 비슷했는데, 마지막도 여우처럼 되기를 희망해보며 ㅎㅎ 오늘도 브런치에 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