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쯤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을는지...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읽고

by Book lilla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장편소설, 햇살과 나무꾼 옮김, 윤정주 그림, 양철북


학교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아마 스승의 날 즈음이어서 '선생님'이란 단어가 눈에 확 띄어서 선택했던 것 같다. 나도 선생님이니까 ㅎㅎ

순전히 제목만 보고 선택을 하고 나서 집에서 한 번 쭈욱 훑어보니 글밥? 이 제법 많았다. 예전에 책을 많이 읽을 때는 1000페이지가량의 책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요즈음은 책을 많이 안 읽어서인지 글밥? 이 많은 걸 보면 금세 책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다. 애들처럼 ㅎㅎ

며칠간 묵혔다가? 일단 대출했으니 시도는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처음에 나오는 데쓰조의 이야기가 교사로서 많이 부딪히는 이야기라 눈길을 끌었다.


소설이지만 교사로서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신규 선생님과 쓰레기 처리장 아이들 이야기. 교사로서 여러 생각이 들지만, 학생들 지도 관련해서 내가 생각하는 몇 인상적인 장면만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장면 1.

쓰레기 처리장 부근에 살면서 파리를 기르는 데쓰조라는 아이가 개구리 먹이로 파리를 잡았다는 이유로 교실에서 개구리를 찢고 짓뭉개 버리고, 수업시간에 담임 선생님이 관찰용 병을 잡았다는 이유로 선생님에게 덤벼들고, 병주인인 후미지라는 여자아이의 얼굴을 할퀴어 피투성이로 만들놓는다. 나중에 담임이 파악하기로는 후미지라는 아이가 데쓰조의 파리를 기르던 병을 가져와 파리를 개구리의 먹이로 주고, 병은 개미 관찰용으로 썼던 것이다. 이에 화가 난 데쓰조가 난동?을 부린 것이다.


이 사태를 파악한 담임인 고다니 선생님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후미지라는 아이에게 사건을 확인한 후,후미지가 먼저 잘못 했다는 것을 파악하고 데쓰조에게 먼저 사과하라고 했다. 선생님도 자신에게 덤벼들고 친구를 때리고 난동 부린 것에 대해 사과를 먼저 요구하기보다 데쓰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원인을 제공한 것에 대해 데쓰조에게 먼저 사과를 했다.


나의 경험을 비추어보면(특히 초임 때) 보통 아이가 문제를 일으키면 문제의 원인을 찾기보다는 일어난 사건의결과 에 비중을 두고 잘잘못을 따져 야단을 쳤던 것 같다. 대부분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만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이 아이들은 억울한 경우를 많이 당한다. 데쓰조처럼 이 아이들이 폭행을 하고 난동을 부리는 데는 이유가 있고, 다른 아이들이 먼저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처럼 일어난 사건의 결과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을 경우 데쓰조와 같이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의 경우 결과적으로 책임지게 되고 급기야는 늘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아로 낙인찍히게 된다. 물론 폭행이나 난동의 행위에 대해서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겠지만 이전에 이 아이들이 왜 폭행을 하게 되고 난동?을 부렸는지에 대한 파악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약 28여 년간 교직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여전히 미안함을 안고 최선을 다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믿음, 사랑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리고 아직도 난 가끔 억울한 아이들을 만난다. 난 언제쯤 이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을는지...


장면 2.

268-278쪽,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소제목의 글에 고다니 선생님 연구수업 장면이 상세하게 묘사되었다. 고다니 선생님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글쓰기를 유도한다. 이 수업에서 처음으로 데쓰조도 글을 쓰고, 데쓰조의 글을 읽고 난 선생님은 감동을 받고 눈물을 터뜨린다.


이전 글에서도 한 번 언급했듯이 아이들을 지도함에 있어 말로 '이래라저래라'하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직접 할 수 있게 수업을 계획하고, 수업교재를 준비하고, 생각하도록 자극하고, 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고다니 선생님이 정체불명의 상자를 준비하여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아이들은 상자 안의 무엇인지를 맞추게 위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글이 된다. 이런 글이 살아있는 글이고, 살아있는 교육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서 자극을 많이 받았고, 그동안 교직생활을 뒤돌아보게 되었고, 앞으로의 남은 교직생활의 방향도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이 글에 나오는 선생님들에 대한 여운이 많이 남아 있다.


이외에도 이 글을 읽으면서 든 소소한 생각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아이 데쓰조가 파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 파리에 생태에 관해 자세히 언급해 놓아 파리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몇 가지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선생님들, 담임인 고다니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이 쓰레기 처리장 문제를 놓고 지역사회 문제에 직접 참여하여 적극적인 행동을 벌이는 장면들이 나온다. 이 장면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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