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회 회원님의 추천으로 ‘지상의 별처럼’이란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인도 영화였다. 난독증에 걸린 아이 이야기로 예정에 읽었던 심윤경의 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에 나오는 동구 이야기와 유사하였다.
영화를 보고 연구회 회원들과 토론도 하게 되었다. 연휴와 연결되는 날이라 회원들이 많이 참석하지는 못했다. 영화를 본 소감을 나누는 것으로 토론을 시작하였다. 소감을 나누는 중에 생각보다는 난독증을 경험한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참가한 10분 선생님 중 나를 포함하여 세 분 선생님이 난독증을 가진 학생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난독증 치료를 위한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 추후에 토론을 하기로 했다.
이외에 영화가 너무 이상적이어서 불편하다,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불편하다, 아이를 기숙사에 맡기는 장면에서 안타까웠다, 애니메이션으로 이샨이 가족에서 소외되는 장면, 학급에서 독특성이 있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고민이 되었다, 선생님이 이샨에게 책 읽으라고 했을 때 한참 머뭇거리다가 크게 웅얼거리는 장면에서 통쾌함을 느꼈다, 곱셈 시험칠 때 이샨이 우주로 날아가는 장면을 상상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사생대회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영화에서 학생들이 문제를 풀며 하는 생각을 보면서 학생들 저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보고 이해 공감이 되었다, 영화를 보며 아이의 머릿속을 그릴 수 있었음, 반에 난독증 의심 학생이 있어서 그 부분이 가장 고민됨 등의 소감들을 얘기해 주셨다.
소감나누기가 끝나고 학급에 난독증이 있는 학생이 있을 경우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 것 인가에 대하여 토론하였다. 내가 몇 년 전에 3학년 담임을 하면서 만났던 아이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그 아이는 학력이 많이 낮았고, 특히 3학년인데 글 읽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2학년 담임에게 물어보았더니 가정에 검사를 의뢰했고 정서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만 기억나고 난독증에 대해 언급을 했는지에 대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그 아이 읽기 지도를 위해 방과 후에도 노력을 하고 수업시간 개별지도를 통해 나름 노력을 했지만 3학년이 끝나가도록 진전이 없었다. 그래서 특수학급 선생님에게 지능검사를 요청했던 것 같다. 결과는 기억나지 않고 부모님께도 개별적으로 검사를 한 번 받아보라고 권유는 했던 것 같다. 이 권유를 마지막으로 그 이후로 그 아이에게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아이가 4학년이 되고 학기초에 4학년 담임 선생님께서도 그 아이에 대해서 나에게 물어보았고, 나는 3학년 동안 내가 기울인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해드렸다. 잊고 있었는데 2학기 때는 그 아이가 특수학급에 입금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잘한 것 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다. 난 그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회원들에게 이런 아이들에게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라는 논제를 던졌다.
일부 선생님들은 특수학급에서 소수 인원으로 공부를 할 수 있고, 전문적인 선생님들께 더 많은 관심과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사회성이 더 발달되고 자존감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찬성을 하셨다. 일부 선생님들은 난독증은 학습장애이므로 특수학급에서 실질적으로 도움받기가 어렵고, 특수교육에 대한 편견, 낙인, 일반학급에서 학습 외에 다른 정서적인 측면에서 더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습학급에서 교육을 반대하셨다. 난독증보다 다른 부분에서의 성취감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로에 의견에 공감하였고, 이 논제에 대한 최종 결론은 영화에서처럼 교사는 학생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 장애 등에 대해 기본적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최소 기초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는 이런 학생들을 바로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학교에서 정규수업을 받고 방과 후에 가까운 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등의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더 이상 교사들의 열정, 사랑,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물론 이 아이들의 기본적인 진단, 대처 등에 전문성 향상을 필요로 하지만 더 이상 일방적인 교사의 희생에 기댈 수는 없다.
영화에서 리쿰부 선생님은 어렸을 적에 난독증을 겪은 경험이 있기에 난독증에서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학생에 대한 사랑, 열정도 가지고 있기에 방과 후에 이샨을 열정적으로 가르쳐 글자도 익히게 하고 아울러 미술에 대한 재능 개발에도 도움을 준다. 심윤경의 소설 아름다운 정원에서 주인공 동구도 난독증이 있는 아이인데, 담임 선생님이 헌신적인 희생, 사랑, 열정으로 돌본다.
교사들도 이 아이의 학력, 글 읽기, 난독증에만 집착하지 말고, 교사로서 담임으로서 학급에서 해줄 수 있는 아이의 사회성, 공감능력, 기본적인 학습태도, 생활태도, 학교생활 능력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이런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어 의외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한 사례는 학급에서 사회성 좋고 봉사를 잘하며 교우관계는 좋은 학생이 있는데, 조작이 힘들고(소근육 사용 서툼), 문장 이해력이 떨어지며 과제를 잘 해오지 않는다. 가정학대의 흔적이 있으며 학생 스스로도 죽고 싶다고 하고 따로 살고 싶다고도 표현했다고 한다. 자존감이 낮고 학교와 가정에서 좌절감이 쌓여가는 상태라고 하였다.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과제, 글자 이해 정도에 대한 정확한 파악, 학생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으며 학습적인 측면보다는 정서적인 측면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잘하는 것을 찾아서 칭찬해주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해주는 것이 필요, 혼란스러운 사례이기 때문에 2주 정도 더 면밀히 살펴보고 연구회 컨설팅 모임 시에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기로 하였다.
학생의 독특성에 관해서도 논의하였다. 여성성을 지니고 있는 남학생 이야기, 일반적이지 않다고 독특하게 보는 것은 불편함. 열린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책도 좋았지만 영화도 분위기가 전환되고 좋았다고들 하였다.
예전에 몰라서 그랬는지 사회가 발달한 요즈음 난독증인 아이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예전에 난독증인 아이를 만날 때만 해도 참 드문 사례라고 생각했었는데, 토론 나누면서도 두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니 요즈음은 정서적인 문제가 더 큰 원인을 차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여전히 정서적인 문제가 더 심각하고 교사나 부모가 더 관심을 가지고 돌본다면 좋아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아직도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에 나오는 난독증을 가진 아이 동구의 이야기와 동구를 헌신적인 사랑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선생님이 행한 바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아이들을 대할 때의 롤모델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에 나오는 리쿰부 선생님도 마찬가지이다. 전문성과 열정, 사랑, 헌신, 관심 이 보다 더 훌륭한 교육이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