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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Apr 02. 2023

봄의 소설을 마치며

소설 쓰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상

3월 한 달 동안 나는 합평 수업에 제출하기 위한 단편을 쓰느라 지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업무 시작 전에 소설 써 보기, 퇴근 후에 소설 써보기, 주말 하루 날 잡고 소설 쓰기, 병원 다녀와서 소설 쓰기 등등 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애를 썼다. 운동은 하지 않았고 책도 읽지 않았다(아니, 참고가 될까 해서 다른 분들의 단편을 찾아 읽기는 했구나..). 덜 중요한 것들을 미루어 두었다.


  소설을 완성하기 직전까지도 나는 어떻게 이것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구나. 걱정이 많았다. 마감을 앞두고 떠오른 아이디어 하나 덕분에 겨우 소설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제출일보다 마감이 늦어져 맞춤법 검사기도 돌려 보지 않고 겨우겨우 파일을 제출했다. 다행히 크게 틀린 맞춤법은 없었던 모양이었다. 


 소설을 막 제출하고 나면 일단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이걸 다른 사람들이 읽는다니...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소설을 올리고 그 후로는 쭉 별생각 없이 지내다가 합평 수업이 있는 당일 오후쯤 되면 약간 긴장이 된다. 


 이번 소설 또한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다. 독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도 합평 수업의 수강생 분들의 의견을 통해 알게 됐다. 어떤 이들은 캐릭터를 비난하기도 했고 현실적이지 않다며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그런 의견을 들을 때 방어적인 마음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반면에 어떤 이들은 내 이야기에 완전히 매혹된다. 그렇게 빠져드는 한두 명의 독자가 있다는 점이, 나의 소설을 정확히 이해하고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내 소설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한다. 


선을 넘지 않는 소설은 재미없고 개성 없고 매력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써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고도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일상 속에서 발견한 장면들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소재들을 모으고 나의 감정을 건드리고 뒤흔드는 경험에 대해서 나는 계속해서 써나갈 것이다.

  내 소설에 대한 확신과, 언제까지나 써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나는 이미 스스로를 소설가라 생각하고 있다. 그럴 때 나는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된다. 내가 진정으로 살아 있고 스스로 빛을 내고 있다는 감각을 느낀다. 


*사랑에 대해서는, 어떤 깊은 고민이나 생각 없이, 그냥 저절로 그리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다. 과거나 미래 그 어느 것도 중요치 않고. 그저 현재에서 순간과 순간 속에서 나의 존재가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숨 쉬고 그것이 기쁘고 많이 웃는다면, 마음이 편안하다면, 이제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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